독자를 고르는 작업이 점점 어려워진다. ‘2014년 한가위 퀴즈큰잔치’ 때 받은 독자 엽서 중에서 뽑는데 단박인터뷰 신청란에 ‘예’를 표시한 경우가 참 드물다. 게다가 지난 6개월간 매주 인터뷰하면서 그 수가 더 줄었다. 그래도 눈에 불을 켜고 찾았다. 한 독자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 “몇 년간 명절 때마다 설레는 마음으로 (퀴즈큰잔치에) 도전했으나 대답 없는 메아리에 좌절(하다). 몇 년간은 마음을 접다(가) 다시 애정을 모아 도전하다. 메아리 없어도 내 갈 길 가리다.” 그러면서도 경품은 교사인 아내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사랑해 여보~”라는 메시지와 함께. 시크함과 귀여움이 교차하는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경품을 받았을까, 궁금해졌다. 전화를 걸어보니 독자 강전도(43)씨는 ‘회의 중’이었다. 그는 외국계 반도체 회사에서 일하는 16년차 직장인이었다. 문자메시지가 몇 번 오가고 3시간 만에 통화가 됐다.
그래서 경품은 받았나. 또 떨어졌다. 5~6번 보냈는데 한 번도 안 됐다.
올해는 퀴즈가 쉬워졌다. 다시 도전해보라. 은 어떻게 구독하게 됐나. 대학교 다닐 때부터 를 봤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시사잡지 하나는 봐야겠다 생각해서 당연히 을 구독했다. 근데 최근 1년간은 잘 못 봤다.
아니, 왜? 육아 때문에. 아이들이 7살, 10살이다. 저녁 7시께 퇴근해 놀아줘야 한다. 또 스마트폰이 있으니까 인터넷으로 훑어보게 되고.
어떤 기사가 인상적이었나. 많은 독자가 얘기하는 ‘노동 OTL’. 기자가 직접 뛰어든 방식이 새로웠다. 새벽부터 밤까지 식당이든 공장이든 같이 일하고 현장의 실제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밖에서 취재원을 만나 몇 마디 듣고 쓰는 기사와 차원이 달랐다.
기자는 제자리로 돌아왔고 노동자만 이용당했다는 비판도 있다.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그렇게 다가가본 적이 있느냐고 반문하고 싶다. 탁상공론만 하고 먼발치에서 인상비평을 하는 기사가 수두룩하지 않나.
21살이 된 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젊은 세대를 당부한다. 우리 또래는 대학 다닐 때 가판대에서 을 구입해 일주일 내내 읽었다. 요즘 20대는 경제적으로도 어렵고 취업 준비로 바쁜데 그럴 여가가 있을까, 궁금하고 안타깝다. 대학가가 그래서 보수화되는 것 같고. 그들에게 다가갈 방법을 더 연구하기 바란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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