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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왜 자다가 ‘꿈틀’ 깨어나죠?

등록 2010-07-13 14:58 수정 2020-05-02 04:26
스트레스에 깔려 죽기 직전인 고3입니다. 쉬는 시간에 책상에 엎드려 쪽잠을 잡니다. 가끔 발작(?) 같은 걸 합니다. 몸이 놀란 것처럼 꿈틀….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친구들도 종종 그런다는데, 자다가 발작해서 깨면 좀 창피해요. 왜 그런 걸까요?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그런 걸까요. 책상에 엎드려 자는 자세가 문제일까요. 시끄러운 교실에서 자는 게 문제일까요.(조혜진)
 왜 자다가 ‘꿈틀’ 깨어나죠? 이미지투데이

왜 자다가 ‘꿈틀’ 깨어나죠? 이미지투데이

→ 금방도 자다가 ‘꿈틀’ 일어났습니다. 침은 흘리지 않아 다행입니다. 다른 사람은 안 봤겠지, 하며 다시 잠을 재촉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자기는 힘드네요. 어렸을 때 ‘꿈틀’거리고 일어나면 어머니는 “크느라 그렇다”고 했습니다. 떨어지는 꿈도 “크느라 그렇다”고 하셨습니다. 떨어지는 꿈을 꾸다 ‘꿈틀’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논리적 정합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언제나 명확한 어머니였습니다. 그런데 어머니, 저는 이제 다 컸잖아요. 조혜진님, ‘꿈틀’ 일어나는 것은 30대 후반이 되어도 여전히 지속됩니다. 조혜진님이 느낀 ‘꿈틀의 창피함’,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그럼, 여생을 같이해야 할 이 동반자의 비밀을 알아보도록 할까요.

서울수면클리닉 이지현 원장은 엎드려 자거나 주위가 시끄러운 것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합니다. 크게 걱정할 필요도 없다고 합니다. “정상적인 사람에게도 종종 나타나는 생리적 반응입니다.” 이런 증상을 전문용어로는 수면놀람증 또는 수면 근대성경련이라고 하네요.

수면은 크게는 얕은 잠과 깊은 잠, 세분해서는 다섯 단계로 나뉩니다. 1단계 얕은 잠, 2단계 가벼운 수면, 3단계 깊은 수면, 4단계 서파가 나오는 깊은 수면, 5단계 REM 수면입니다. 단계가 높을수록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업어가는 줄도 모르고 자는 사람’을 업어본 사람은 알 겁니다. 근육이 축 늘어져 있습니다. 근육도 곯아떨어지는 거지요. 수면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때에 근육 이완이 자유롭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꿈틀’이 일어나게 됩니다. 잠도 제대로 진행이 안 되면 꿈틀대는 것이지요. 나이가 들수록 빈도는 낮아진다고 합니다. ‘잠깐만 눈 붙이자’는 생각도 깊은 수면으로 들어가는 것을 방해합니다. 이 생각이 깊은 잠으로 들어가는 길을 딱 막고 있는 것이지요. 10분만 자자고 마음먹고 자면 10분을 못 자고 일어나더라고요.

이 ‘수면 중단’이 밤중에 일어나면 문제가 큽니다. 밤중에 자다가 일어나는 경우는 크게 수면무호흡증, 수면간질 그리고 나쁜 꿈을 꾸고 일어나는 때가 있습니다. 노인의 경우는 수면 단절이 자주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노인들이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듯합니다.

신철 고려대 안산병원 수면장애센터 소장은 “수면 문제가 낮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면 병원을 방문”할 것을 권합니다. 수면다원검사를 통하면 수면 중단의 원인을 쉽게 알 수 있답니다. 의외로 이런 수면 문제를 가진 사람이 많아서 전체 인구의 15%에 이른다고 하네요.

갓난아이가 ‘꿈틀’ 일어나 서럽게 우는 경우에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전생을 봐서 그렇다.” 죽어서 헤어진 사람이 보고 싶다는 것이지요. 아기는 팔 때문에 잘 ‘꿈틀’거리는데, 그 때문에 팔을 몸에 붙여 싸개를 해야 한대요.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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