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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팔을 걷을까요, 엉덩이를 깔까요?

등록 2010-05-05 20:13 수정 2020-05-03 04:26
아이들 예방접종을 하는데 궁금한 점이 생겼습니다. 예방접종은 다 오른쪽 아니면 왼쪽 어깨에 맞던데요. 그럼 일반 주사는 엉덩이, 예방주사는 어깨에 맞는지요?(김동수)
팔을 걷을까요, 엉덩이를 깔까요? 한겨레 김경호 기자

팔을 걷을까요, 엉덩이를 깔까요? 한겨레 김경호 기자

→ “주사 놓겠습니다”라는 말에 엉덩이를 까야 할지, 팔을 걷어야 할지 잠깐 고민했던 경험 누구나 있으시죠? 저도 그랬습니다. 병원에 감기몸살로 가든, 간염 예방주사를 맞으러 가든 주사를 어디에 놓을지 몰라 옷 입는 것부터 미리 신경썼었죠.

아이들의 경우로 질문을 주셨지만 주사 맞는 위치가 헷갈리는 어른들도 고려해 답변드리겠습니다. 김경우 인제백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에 따르면, 일반 주사라고 모두 엉덩이에 맞고 예방접종이라고 어깨에만 맞는 것은 아니랍니다. 주사 놓는 위치는 약물의 종류와 연령에 따라 다르다고 합니다. 같은 주사라도 성인인지 아닌지에 따라 놓는 위치가 달라지기도 한답니다.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주사의 종류부터 알아야 하는데요. 주사 종류는 크게 피부·근육·혈관주사로 나뉩니다. 혈관에 맞는 주사가 약이 몸에 흡수되는 속도가 가장 빠르고, 다음으로 근육, 피부의 순입니다.

주사 종류에 따라 맞는 부위도 다르겠지요. 혈관주사는 보통 손등이나 팔목, 팔꿈치 안쪽 핏줄에 맞습니다. 근육주사는 혈관이나 신경 손상이 적은 엉덩이에 주로 놓습니다. 엉덩이 근육은 혈관이 풍부하기 때문에 흡수가 빠릅니다. 항생제나 진통소염제 등의 주사는 근육에 놓습니다. 감기 등과 관련한 일반 주사는 엉덩이 근육이나 팔의 바깥 위쪽에 놓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주사라도 팔보다는 엉덩이(특히 왼쪽 엉덩이 위쪽)에 맞는 것이 더 효과가 빠르다고 하네요. 피부주사는 피부 안쪽에 놓는 ‘피내주사’와 피부와 근육 사이 피하지방층에 놓는 ‘피하주사’가 있습니다.

그럼 약물과 연령에 따른 주사 부위를 알아볼까요. 아이들이 주로 맞는 예방접종부터 살펴보면요. 생후 4주 이내 아이들이 맞는 결핵 예방주사인 BCG의 경우 피내주사로 왼쪽 어깨 삼각근(팔과 어깨를 연결하는 둥근 부분)에 주로 맞습니다. 아이들 어깨에 둥그런 자국을 남기죠. 홍역·볼거리·풍진을 합친 MMR 접종은 피하주사로 대퇴부 외측광근(허벅지 바깥쪽 넓은 부분)에 주로 맞습니다. 어깨 삼각근에 예방주사를 놓을 때는 오른쪽·왼쪽 어깨 모두 상관없지만, 두 가지 약물의 예방접종을 동시에 할 때는 양쪽 어깨에 나눠 접종합니다.

A형·B형 간염주사나 폐렴주사 등은 어른과 아이의 접종 부위가 다릅니다. 10살 미만 아이는 주로 대퇴부에, 어른은 팔에 맞습니다. 김경우 전문의는 “예방접종 주사를 엉덩이에 놓진 않는다”며 “연령이나 약물의 종류에 따라 주사 맞는 부위는 다 다를 수 있다”고 정리해주셨습니다.

예방접종 할 일이 많은 아이들은 그렇다 쳐도 어른들은 자신의 병에 따라 맞는 주사 종류가 다른 만큼 병원에 갈 땐 엉덩이 주사에 대비해 입고 벗기 좋은 바지와 예쁜 속옷 챙겨 입으셔야겠네요.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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