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서문시장. 김진수 선임기자
대구의 어제는 영광스러웠다. 산업화의 주역들이 이 도시에서 나왔고, 정치적 패권을 쥔 이들이 언제든 돌아와 위안을 얻던 곳이었다. 오래도록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의 대구는 정체돼 있다. ‘보수의 심장’이라는 이름이 호출될 때만 들끓을 뿐, 정치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인구학적으로도 멈춰 선 도시다.
그 안에 청년들이 산다. 이들에게 선거는 늘 예측 가능한 무엇이다. 아무리 떠들썩하더라도 결과의 답은 늘 같았다. 대구라는 도시로 스스로를 설명하지 않으려는 이들조차 대구가 내놓을 결론만큼은 알고 있다. ‘투표해도 바뀌지 않는다’는 감각의 축적이 정치적 선택을 제약하는 조건이 된 도시, 단 한 번도 정치적 효능감을 느껴보지 못한 이들이 다시 2026년 6·3 지방선거에서 투표한다.
한겨레21은 3월9일부터 12일까지 대구의 현재를 살아가는 청년 213명을 설문조사했다. 이 가운데 5명을 추려 정치 성향, 투표 의향, 정치 효능감 등에 대한 심층 인터뷰도 진행했다. 대구 정치의 내부자이되 한 번도 중심인 적은 없었던 민주·진보 정당 정치인(현역 기초의원 및 출마 예정자) 30명도 설문조사했다.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를 통해 확인하려 했던 대구 정치의 미래 가능성은 ‘김부겸이 출마할 것이냐’는 변수 하나로 환원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대구는 왜 선택이 결과를 바꾸지 못하는 곳이 됐는지, 그 믿음은 어떻게 유지되는지,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그 구조는 과연 흔들릴 수 있는지라는 질문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었다.
한겨레21은 취재 결과, 대구를 비롯한 한국 사회의 정치 변화 가능성은 정치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겨레21이 그동안 선거제도 개혁과 정치 개혁 담론을 내밀며 지속해서 말해온 대안이기도 하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 “선거로 대구 정체 안 바뀐다” 청년은 체념… ‘고인’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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