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7월29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농안법과 양곡관리법을 처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거부권’에 발목 잡혔던 양곡관리법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이 2025년 7월2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통과했다. 남는 쌀을 의무 매입(양곡관리법)하고 농산물 최저가격을 보장(농안법)하는 법안의 큰 틀은 남아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 추진했던 내용에서 크게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란 및 내란농정 종식을 외쳐온 농민들은 “농민에 대한 중대한 배신”(7월25일 전국농민회총연맹 성명)이라며 반발했다.
농민들이 가장 큰 문제로 꼽는 건 ‘기준가격’을 보장하는 장치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기존 개정안에는 직전 5년 동안의 평균 가격인 기준가격 이하로 쌀값이 하락할 경우 정부가 그 차액을 보전해 농가 소득을 보호하는 장치가 있었으나, 이번 개정안에는 이 조항이 사라졌다. 정부가 가격 적정성 여부를 기존처럼 재량껏 판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쌀 가격 안정에 쓰일 가용 예산도 양곡관리특별회계에서 농산물가격안정기금으로 바뀌면서 규모가 축소됐다. 아울러 전체 쌀 소비량의 10% 이상(약 40만t)을 차지해 쌀값 하락을 부추기는 ‘주범’으로 지목되는 수입쌀의 사료용 전환 및 판매 시기 조정 근거 조항이 삭제됐고, 공공비축양곡을 국제 기준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문구도 사라졌다.
그간 “양곡관리법 개정안 핵심은 (쌀) 기준가격을 정하고 가격안정제를 도입하는 것”(2024년 5월20일 의견문)이라 강조해왔던 민주당은 “법체계상 판단에 따른 것”(2025년 7월28일 농해수위 위원들 의견문)이라며 입장을 바꿨다. 농민단체의 ‘법 후퇴’ 지적에 대해선 “‘일각’의 왜곡된 주장”이라며 되레 날을 세우기도 했다.
쌀생산자협회는 “‘목표 가격’도 없이 무슨 기준으로 쌀 수급을 조절하겠단 말인가? 민주당은 기준가격이 ‘애매하다’며 삭제했는데 애매한 것이 아니라 농민 생존권을 책임지기 싫은 것일 뿐”이라며 “기후위기 및 식량 전쟁 시대 쌀 농업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이 나라의 안보이자 생존 전략”이라고 지적(7월29일 성명)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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