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1기 내각 주요 인사 114명(낙마자 포함) 가운데 여성은 단 10명에 그쳤다. 2022년 5월19일 기준 윤 대통령이 지명한 여성 인사는 장관 3명, 차관급 3명, 대통령실 비서관급 4명이다. 비율로 따지면 여성이 약 9%에 그쳐 문재인 정부 1기 내각(15%)보다 더 낮아졌다.
장관 인선만 집계하면 두 정부 사이의 격차는 더 커진다. 문재인 정부 초기 내각에서 여성 장관 지명자는 18명 가운데 5명(27.8%)이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선거 당시 공약으로 내걸었던 ‘내각 여성 비율 30%’ 목표에 근접했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지금까지 지명된 장관 후보자 18명 가운데 여성이 3명(16.7%)에 불과하다.
단순히 수만 줄어든 게 아니라 주요 부처 인사에서 여성이 배제됐다. 윤석열 정부가 지금까지 여성 장관을 지명한 부처는 여성가족부, 환경부, 중소벤처기업부다. 여성가족부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때 청와대 고용복지수석비서관을 지낸 김현숙 전 국민의힘(당시 새누리당)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에는 이영 국민의힘 의원이 지명됐다. 환경부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때 청와대 환경비서관을 지낸 한화진 한국환경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이 지명됐다. 문재인 정부가 1기 내각에서 여성가족부(정현백)·환경부(김은경) 외에도 외교부(강경화)·국토교통부(김현미)·고용노동부(김영주) 등에 여성 장관을 등용한 것과 대조적이다.
차관급 인선은 더 심각하다. 5월9일 15개 부처 차관 20명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윤석열 정부는 여성을 단 한 명도 포함하지 않았다. 이후 검찰 출신인 이노공 법무부 차관, 이기순 여성가족부 차관이 합류해 여성 차관은 2명이 됐다. 질병관리청장(차관급)에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지명된 것까지 포함하면 3명이다.
대통령실 비서관급 인사도 여성이 등용된 자리는 대변인·농해수비서관·과학기술비서관·교육비서관 등 4명뿐이다. 통상적으로 얘기하는 ‘핵심 요직’과는 거리가 있다.
정의당은 “남탕 인선에, 청년은 찾아볼 수도 없는 내각 구성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대한민국에 능력과 전문성 있는 여성 인재가 없었던 것인가, 아니면 여성 인재를 찾을 의지가 없었던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선 후보 시절 캠프에서 근무한 한 인사도 “능력이 월등하게 차이 나면 성별 균형을 맞추는 게 불공정해 보일 수 있지만, 능력은 학점처럼 점수화할 수 없지 않으냐”며 “국민의 반이 여성인데 여성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면 국민을 대표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여성 장관 비율은 선진국에 견주면 터무니없이 낮다. 유엔여성기구(UN Women)와 국제의회연맹(IPU)이 발표한 ‘2021 위민 인 폴리틱스(Women in Politics)’를 보면, 여성 장관 비율이 16%대인 국가는 자메이카(16.7%), 말레이시아(16.1%), 말리(16.0%) 등이다. 오스트리아·벨기에·스웨덴·캐나다·핀란드·프랑스·스페인 등은 여성 장관 비율이 50%를 넘어선다.
손고운 기자 songon1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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