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식 ‘능력주의 인사’의 민낯이 드러났다. 장관 후보자들이 너도나도 ‘부모 찬스’ 등 도덕성 의혹에 휘말렸다.
김인철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 후보자(사진)가 2022년 5월3일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윤석열 정부 내각 후보자 가운데 첫 사퇴다. 김 후보자 본인을 포함해 부인과 두 자녀가 모두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았는데, 김 후보자는 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을 지냈다. 그는 한국외국어대 총장 재임 시절에 사기업 사외이사를 지내며 1억여원의 급여도 받았다. 제자의 박사 논문을 짜깁기해서 학회지에 게재하고 연구비를 받았다는 의혹, 이른바 ‘방석집’이라는 고급 음식점에서 제자 논문 심사를 했다는 의혹 등도 나왔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공직 퇴임 뒤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고문으로 일하며 4년4개월 동안 18억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은 2016년 석·박사급 연구원이 참여한 논문 2편에 유일하게 학부생으로 공동저자가 됐다. 아들 정씨는 2018년 경북대 의과대학에 신설된 ‘학사편입 특별전형’에 지원해 합격했는데 당시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은 공식 언론사가 아닌 홍보 사이트로 보이는 미국 언론매체에 돈을 주고 인터뷰 기사를 실은 정황이 드러났다. 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딸은 2021년 말에 반독점법, 국가채무 등의 주제를 다룬 단독 저자 논문 여섯 편을 ‘오픈액세스’에 게재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4월10일 8개 부처 장관 내정자를 발표하면서 “할당이나 안배는 하지 않겠다. 해당 분야를 가장 잘 맡아서 이끌어줄 분인가에 기준을 뒀다”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당선자는 전문성과 능력을 가장 중시하고, 최고 에이스로 내각을 꾸리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밝혔다. 장학금을 타게 하고, 의대에 합격시키고, 고급 음식점에서 논문 심사를 여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일까.
이정규 기자 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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