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공동취재사진

홍영표 의원. 공동취재사진
선거에서 이긴 당도 진 당도 한심한 모습뿐이다. 승리를 거둔 국민의힘은 예상대로 당권을 둘러싼 아귀다툼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공개된 자리에선 통합과 혁신을 말하지만 카메라가 꺼지면 노골적으로 주판알을 튀긴다. 중진들이 모여 앞날을 논하는 자리를 마련했으나 5선들끼리 단일화는 담합 아니냐는 둥, 전당대회 나갈 사람이 언제까지 대표 대행을 할 거냐는 둥 서로 핏대만 세우다 끝났다. 국민의당과의 합당은 보수 통합 효과를 거두는 게 아니라 전당대회용 이벤트로 전락할 모양이다.
상황이 이러니 당 밖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행보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연일 언론 인터뷰에 응하며 ‘말폭탄’을 쏟아내고 있다. 발은 금태섭 전 의원 등을 향하는 것 같지만 눈으로는 국민의힘을 계속 바라본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주장의 핵심은 3개다. 첫째, 지도자감이 아닌 안철수로는 정권교체를 할 수 없다. 둘째, 중진들의 당권 경쟁은 정권교체의 장애물이다. 셋째, 그나마 대안은 윤석열뿐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보수정치의 가교가 돼 ‘윤석열 대망론’에 올라타려고 작정한 것이다.
당내 초선들이 ‘영남꼰대당’을 탈피하자고 한 것은 보수 일부의 유실을 각오하더라도 중도로 가야 한다는 김종인식 개혁의 연장선에 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는 서로 윈윈이다. 하지만 당권 경쟁의 결과물이 끝내 ‘과거 회귀’가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 기득권 정치의 알파와 오메가는 결국 대선 후보다. 주로 학자들과 만나며 뭔가를 준비하는 듯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최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등 정치인을 만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답하면서 “여야 모두 당내 개혁이나 구조 변화를 모색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변화에 성공한 정당에 안착하든지 과거와 절연한 개혁적 인물들과 신당을 꾸리든지 하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개혁적 초선들이 탈당 뒤 신당 합류를 선택할 수 있을까? 국민의힘이 새로운 세력으로 거듭나는 것과 금태섭 전 의원 등이 주축이 된 제3지대 정당이 성공하는 것 중 가능성이 더 큰 건 어느 쪽일까? 어려운 문제다. 그래서 국민의힘도 김종인도 윤석열도 여전히 쉽지 않다.
여당이 잘만 하면 반전의 기회가 있으련만, 이쪽도 정신을 차린 것 같지는 않다. 초선들은 바른말 좀 했다는 죄로 융단폭격을 당했다. 유권자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려면 이런 태도부터 고쳐야 한다. 그러나 중진이라는 사람들은 궤변을 늘어놓는다. 누구 표현대로, 혁신의 불은 타오르자마자 꺼졌다.
조국 전 범무부 장관 문제가 지난 총선에서 다 끝난 얘기라면, 재보선에서 철 지난 ‘이명박’ 얘기는 왜 계속 꺼낸 건가? 계기가 있으면 과거의 흠이라도 얼마든지 다시 평가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식 아닌가? 개혁이 중단돼선 안 된다는데, 물타기다. 그게 누구를 위한 개혁이었냐는 물음에 답은 없다. ‘질서 있는 쇄신’이라지만 결국 ‘당내 표심’을 의식하는 거다. 당심과 민심의 차이를 묻는 말에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 답하는 것은 심지어 비겁하다. 당원들이 바람직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설득하는 것은 정치 지도자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난국은 정파적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이 의무를 게을리한 결과이다. 바로잡으려면 지금이다. 지금 아니면 기회는 없다.
김민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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