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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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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 497세대 본선에 볼 수 있을까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국민의힘 박형준 맞대결 가능성 높아,
박인영·이언주 두 여성 497세대 정치인의 매치업도 관심
등록 2021-02-07 02:23 수정 2021-02-12 14:23

역대 가장 조용한 선거가 다가온다. 2021년 4월7일 재보궐선거다. 재보선에 대한 낮은 주목도, 정치 싫증, 선거 피로, ‘회전문 후보자’의 식상함에 코로나19 속 ‘대화 실종’까지 더해진 결과다.
당분간은 가족·친구와 모일 수 없으니, ‘정치 대목’이라는 설 명절에도 조용한 선거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 감정 상하는 불상사는 막을 수 있지만, 여론 형성과 시민 대표 선출이라는 선거의 효능을 떨어뜨리는 부작용도 감수해야 한다.
그러니 이번 설에는 만날 수 있는 몇 명하고라도 선거 이야기를 마구 나눠보자. 풍성한 ‘대화’ 상차림을 위해 명절에 만날 수 없는 가족과 친구의 마음을 <한겨레21>이 먼저 들었다. 새로 시장을 뽑는 서울과 부산에서 유권자들을 만났다. 다양한 갈래의 이야기를 모으니, 유권자의 마음이 2021년 재보선을 넘어 2022년 대선에서 어디로 향할지 어렴풋이 보이는 듯도 하다._편집자 주

이번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 채비를 하는 여야의 후보군은 현재 10명 이내로 압축됐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국회 사무총장을 사퇴하고 부산시장 선거 삼수에 나선 김영춘 전 의원과 민주당 소속으로 처음이면서 사상 첫 여성 부산시의회 의장이었던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원,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물러난 이후 부산시를 이끌었던 정통 행정관료인 변성완 전 시장 권한대행 간 3파전으로 본선 경선이 펼쳐질 예정이다. 애초 출마가 거론되던 최지은 중앙당 국제대변인과 최택용 기장지역위원장 등이 최근 출마를 접으면서 이들 3명 중 최종 후보가 배출되는데, 민주당은 2월 초 지역별로 단수공천 또는 경선 실시 여부를 정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2월3, 4일 책임당원 투표 20%, 일반시민 여론조사 80%를 반영한 조사를 통해 5일 본경선 진출 후보 4인을 가린다. 2월4일 현재 경제관료 출신으로 정치 신인인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엠비(MB·이명박) 정부의 핵심 참모로 국회의원을 지낸 박형준 동아대 교수, 수도권 재선의원 출신으로 부산으로 정치무대를 옮겨 부산시장에 도전하는 이언주 전 의원의 경선 참여는 확실시된다. 이 밖에 진보당 노정현 부산시당 위원장과 보수 논객을 자처하는 정규재씨가 무소속으로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한다.

현재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민주당에서는 김영춘-변성완-박인영 순, 국민의힘에서는 박형준-이언주-박성훈 순으로 지지율이 높았다. 여야의 1위 후보군인 김영춘 전 의원과 박형준 교수는 장관급인 국회 사무총장 출신으로, 전직 의원들이다. 3선 출신(서울 광진갑 재선, 부산 부산진갑 초선)인 김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해양수산부 장관을, 초선(부산 수영) 출신인 박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의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냈다. 모두 정치력과 중량감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기에 양자 간 맞대결이 성사될지 관심이 쏠린다. 김 전 의원은 부산동고를, 박 교수는 서울 대일고를 졸업한 뒤 모두 고려대를 다녔다.

전 시장이 발탁했지만 국민의힘으로 간 부시장

박인영·이언주 두 여성 정치인의 매치업 여부도 관심사다. 당내 대표 친노·친문 인사인 박인영 시의원은 40대 초반의 나이로 부산시의회 의장을 지낸 여당의 차세대 여성 정치인 중 한 명이다. 변호사인 이언주 전 의원은 경기 광명을 선거구 재선 출신으로, 고향인 부산에서 새로운 정치에 나서 지난 총선에서 남구을 선거구에 출마했지만 박재호 의원에게 석패했다.

이와 함께 변성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과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간 대결 여부도 주목된다. 행정고시 출신인 이들은 부산에 연고(각각 배정고와 동성고 출신)를 둔 중앙관료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게 발탁된 이후 부산시에서 호형호제하던 두 부시장은 이제 정당을 달리하는 ‘정적’이 됐다. 변 전 부시장은 오 전 시장 사퇴 이후 약 9개월 동안 부산 시정을 이끌었고, 앞서 부산시 기획관리실장도 지낸 바 있다. 그의 배우자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지역구인 서울 구로을에서 3번의 시의원을 한 조규영 전 서울시의회 부의장이다. 박 전 부시장은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오 전 시장이 경제부시장으로 발탁한 인물이지만 국민의힘 후보로 부산시장에 도전한다.

이런 가운데 이번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중에는 1970년대생이 많아 눈길을 끈다. 국민의힘에선 박 전 부시장과 이언주 전 의원이 각각 1971년과 1972년생, 민주당에선 박인영 시의원이 1977년생이다. 1970년대에 태어나 1990년대에 대학을 다닌 497세대 정치인이 386세대를 넘어 정치판에 새바람을 불러올지도 관심사다.

준비가 빠른 국민의힘 예비후보들

김영춘 전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의 첫 삽을 뜨는 시장이 되겠다”며 1호 공약을 발표했다. 가덕도 신공항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동부산권은 29분, 부전역에서는 19분 만에 가덕도 신공항에 갈 수 있는 ‘준고속철도망’을 구축하겠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또 코로나19로 실질소득이 감소한 시민을 위해 2조2천억원 규모의 재난손실 지원 대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박인영 시의원도 “‘자영업자 영업 손실보상제’를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변성완 전 부시장은 1월 말 사퇴한 이후 출마 선언을 한 상태로 다음주부터 공약을 잇따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은 일찌감치 공약을 발표했다. 박형준 교수의 1호 공약은 ‘부산형 15분 도시 조성’이다. 그는 △‘어반루프’ 추진을 통한 15분형 도시 조성 △15분 내 주거-문화-건강이 연결되는 생활권 조성 △탄소중립형 전환도시 기반 구축을 꺼내 들었다. ‘어반루프’는 최고 시속 1280㎞에 달하는 하이퍼루프를 도심에 적용하는 것으로, 신공항과 에코델타시티-북항-동부산을 잇는 55㎞ 구간 또는 신공항-북항-동부산의 47㎞ 구간에 설치해 신공항과 도심을 15분 내에 주파한다는 계획이다.

이언주 전 의원은 이른바 ‘이언주표 부산형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주요 공약으로 발표했다. △지역 역사성 보존과 개발 등 2대축 동시 추진 △도시재생 뉴딜정책 재설계 및 인공지능(AI) 안전관리 도시 등 스마트 뉴딜 △특별건축구역 지정을 통한 테라스형 아파트 모델 △수직·수평 복합교통체계 확립 △피크(Peak) 전망대 추진 △부산 남항의 재개발 등 총 6단계를 내세웠다.

박성훈 전 부시장은 “삼성전기 적층세라믹콘덴서 공장 등 스마트자동차 산업의 핵심 부품을 제조하는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2곳을 기장군에 유치하고 실리콘 비치 조성의 기틀을 다지겠다”고 1호 공약을 내세우면서 경제 전문가의 이미지를 부각했다. 2호 공약도 영도구에 삼성엔지니어링과 플랜트 모듈 공장을 유치하는 것이었다.

부산=송진영 <국제신문> 기자

*표지이야기 - 4.7 민심 르포
http://h21.hani.co.kr/arti/SERIES/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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