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006699"> ‘구멍’의 비애는 구멍이 안다.</font> 대한민국 성인 남성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생활체육, 족구를 할 때마다 구멍은 눈물을 흘렸다. 공이 그에게만 가면 되돌아오지 않는다 하여 ‘구멍’이다. 모처럼 공이 오면 최선을 다해보려 하지만 그때마다 ‘틱’ 소리와 함께 어김없이 똥볼. 결국 “구멍은 뒤로 빠져” 소리와 함께 내쫓기게 마련인 구멍은 눈물을 흘린다. 블랙홀, ×맨, 개발, 고문관 등으로 불리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구멍, 그래도 상대편에게는 고마운 존재다.
<font color="#006699"> 넣을 것인가 뺄 것인가.</font> 2010년을 마무리하는 이때에 한나라당이 거대한 구멍을 앞에 둔 채 넣을 것인지, 뺄 것인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안상수 대표가 연이어 만들고 있는 ‘안상수 구멍’(ASS hole. ASS는 ‘안상수’의 영문 이니셜) 때문이다. 연평도 포격 사건 직후 보온병을 ‘보온포탄’으로 만들어 빵 터지게 만들어준 안 대표가 이번에는 여기자 앞에서 ‘자연산’ 예찬론을 펼치는 대형 사고를 쳤다. 안상수 대표를 계속 지도부 라인업에 넣자니 당내에서 다음 총선을 걱정하는 아우성이 빗발칠 것이 뻔하다. 그렇다고 당장 뒤로 빼자니 대안도 마땅치 않고 모양새도 좋지 않다. 인터넷 인기 검색어 단골 1위인 안상수 ‘안 넣고 안 빼는’ 방법이 없을까. 그렇다면 ‘안상수 구멍’을 재빨리 다른 뉴스로 메우는 것이 ‘상수’?! 물론 조작된 뉴스 말고 싱싱한 ‘자연산’이라야 할 것! 물론 안상수 대표가 ‘성형 그룹’으로 지목한 인기 걸그룹 팬들의 반발은 주요 ‘변수’다.
<font color="#006699">2011년을 앞둔 채 송년호를 마감하는 지금,</font> 개인적이면서 소박한 바람 하나를 품어본다. 고마운 분, 감사한 분도 많았지만 특히 2~3일에 한 번씩 ‘강남 풀코스란제리클럽 현금1인 32만 술호텔after추가비용無’ 문자메시지 보내주시는 태연^^실장님, 며칠 전에는 효연♥실장이라고 보내셨잖아요. 소녀시대가 집단으로 소속사를 바꾸기라도 한 건가요. 아쉽게도 저는 수영의 팬입니다. 새해에는 자제 바랍니다. 비슷한 업계에 계신 것으로 보이는 한소정 실장님, 매번 제 이름을 직접 넣어 살갑게 ‘아무개 오빠~’라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에 마담 되신 것도 축하드리고요. 하지만 이런 문자를 주위 사람들에게 들키면 제가 곤란해집니다. [신][한][금][융] 김소연 팀장님, 거의 매일 아침 띄어쓰기도 없이 “고객님은무방문최저금리당일일천만송금가능한고객이십니다”라며 숨가쁘게 인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삼/성/캐/피/탈]에서는 ‘5천만원 당일해결 30분내송금’이 된대요. 무담보로 100억원 신용대출이 가능할 때 다시 연락주세요. 프로야구단을 하나 창단하려고 하는데 99억9900만원이 모자랍니다. 이 밖에도 ㅂr콰라, kar쥐★노, 이런 외계어로 저와 교신을 시도하시는 분들, 제발 너네 별로 돌아가. 아울러 ‘인터넷 가입시 50만원 즉시 지급’해주시겠다는 분, 외제차 딜러이신 ○○고 67회 한○○ 선배님, 그리고 제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수색 △△전자에서 매주 폭탄세일 하시는 아무개 사장님, 모두모두 새해에는 복 많이 받으시고 별 영양가도 없는 제 전화번호는 제발 지워주세요!
<font color="#006699"> 감사의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분이 또 있다. </font>‘맛있는 뉴스’의 최대 고객 이명박 대통령이다. 마침 12월23일 그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번 천안함 사태 때 수십 명 희생시켰음에도 그게 북한이 아니다, 미국이 했다, 한국군이 조작했다고들 한다. 우리가 생각이 흐트러지고 마음이 하나 되지 못하면 우리를 분열시키기 위해 (북한이) 도발하게 된다.” 참고로 미국 개입설, 한국군 조작설은 주로 인터넷에 떠도는 풍문에 불과하다. 국정운영에 바쁜 이 대통령이 언제 인터넷을 훑고 읽었을까, 하는 의문은 일단 제쳐두고 새해 소망을 밝힌다. 이명박 대통령님,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새해에는 정기구독 한 부 하시죠!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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