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color="#006699">이거, 흥미진진하다.</font> 이명박 정권 후반기 내각 총리·장관 후보자들의 경쟁력이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다.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조촐한 시상식을 하는데도 부글부글 심사위원단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만큼 경합이 치열했다는 얘기다. 거두절미하고 분야별 시상자를 발표하겠다.
<font color="#006699">우선 재테크상. </font>가장 경합이 심했다. 기상천외한 경공에 심사위원들도 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후보들이 모여 재테크 책 내면 당장 대박 나겠다. 치열한 경쟁을 뚫은 영예의 수상자는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다. 무엇보다 김 후보자는 근검절약을 몸소 실천하셨다. 700만원 월급을 받고 3년7개월 사이에 정확히 3억3200만원을 모으셨다. 한 달에 545만원씩을 저금하셨다. 나머지 155만원으로 생활을 꾸리셨다. 도정을 책임진 도지사님께서 기초생활수급권자의 생계비 수준으로 생활하셨다니 감동이 심장을 파고든다. 시세의 절반 가격으로 아파트를 임대하는 알뜰함도 과시하셨다. 나머지 반을 누가 냈는지는 말씀하지 않는 과묵함의 미덕도 함께 보여줬다. 그러나 이 정도로 재테크상을 타기에는 아무래도 미흡했다. 재테크 어워드, 아무에게나 주는 싸구려상 아니다. 부족한 2%를 채운 대목은 따로 있었다. 김 후보자가 도청 직원에게 6년 동안 밥·빨래를 시켰다는 살뜰함에 심사의원들 모두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받았다. 2007년 경찰청 경비국장 시절 모친상에서 1억7천만원을 거둬들였다는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도 훌륭한 경쟁자였다. 더욱 분발하시길 빌겠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에 생뚱맞게 투자한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아쉽게 수상을 놓친 데 대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
<font color="#006699">변신상. </font>그때그때 편의에 따라 법망을 요리조리 피하신 분들을 위해 마련된 상이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영예의 수상자가 됐다.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무려 5번을 위장전입하셨다. 여러 번 위장전입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신 후보자의 부인은 허위 취업까지 감행하셨다. 허위 취업에 대해 “회사에서 비상근 자문역을 맡아 자문료를 받았다”는 해명을 냈다가 이 또한 거짓말로 들통났다. 이 점도 역시 심사 과정에서 플러스로 작용했다. ‘위장’ ‘허위’ ‘거짓말’ ‘뻥’ 등 유사한 어감의 말을 모두 떠안는 과감함과 책임감도 돋보였다. 신 후보자는 또 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이 뽑은 ‘장관 부적격 인사’ 설문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해 영예의 2관왕에 올랐다. 가문의 영광 되시겠다.
<font color="#006699">헛소리상.</font> 만장일치였다.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웬만한 후보자들이 평생 동안 할 만한 헛소리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부터 천안함 유족, 애먼 시위대에 이르기까지 그의 혀는 맥락도 없이, 정처도 없이 맴돌았다. 부글부글, 조 후보자가 쏘는 물대포 맞고 죽을까봐 입조심하겠다. 입 닥치고 축하의 마음만 전하겠다.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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