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후쿠다 야스오 일본총리의 공동기자회견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말이 되냐.’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발언’에서 불거진 사건은 ‘말이 되냐’의 연속이었다. 일본 을 통해 알려진 이 대통령의 발언은 독도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충격적이었지만 한국 대통령이 그런 발언을 하다니 그게 대체 ‘말이 되냐’는 결론을 내렸다. 사건이 다시 불거진 것은 한국 시민의 소송 덕분이었다. 보도가 ‘오보’라면, 그걸 가만두는 게 ‘말이 되냐’는 생각으로 1886명의 시민이 뭉쳤다. 을 상대로 손해배상과 정정 보도를 청구한 이들은 민주당 부대변인 이재명 변호사와 백은종 이명박탄핵범국민운동본부 대표 등이었다. 정작 청와대는 가만히 있고, ‘안티 이명박’으로 분류된 인사들이 ‘이 대통령 발언 오보’를 바로잡겠다고 나서다니 이게 ‘말이 되냐’는 지적도 제기됐고, 이런 흥미진진한 싸움을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건 또 ‘말이 되냐’는 불만도 있었다. 야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미 오보가 확인됐다는 것이 청와대 입장이라지만 국민적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면 당시 상황을 소상히 밝히고 법적 조처 등 적절한 대응을 해야지 가만히 있는 게 ‘말이 되냐’는 것이었다.
‘말이 되냐’라는 말은 후배 기자를 쪼는 데스크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이기도 하다. 대충 발 가는 대로 쓴 것 같은 기사를 출고하면 대다수 데스크는 이게 ‘말이 되냐’로 시작해 잘근잘근 쪼기 시작한다. 기사의 기본은 확인 취재다. 아무리 ‘섹시한’ 아이템이라도 확인하기 전까지는 기사화할 수 없다는 것이 이 바닥의 상식이다. 도 ‘말이 되냐’고 했다. 은 최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한 서면에서 “신빙성 있는 사실 정보에 근거하지 않은 채 보도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자신들의 보도가 밑도 끝도 없이 오보라니 ‘말이 되냐’는 것이었다. 이상은 부글부글이 이 대통령의 ‘독도 발언’에 주목하게 된 배경인데, 이렇게 부글부글 두 단락을 때우다니 이게 ‘말이 되냐’.
‘말이 되냐.’ 배달의 기본은 수취 확인이다. 배달을 했다고 해서 배달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받은 사람이 받아야 배달이 끝나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빤스 한 장을 주문했더라도 그렇다. 주문자가 부재 중일 경우 택배 기사는 물건을 맡겨놓고 갔더라도 항상 수취 확인 절차를 밟는다. 다른 업체도 아니고 물류회사 대표가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게 5만달러를 건넸다는 ‘한명숙 오만 사건’의 핵심 결함은 ‘수취 확인’ 절차가 빠져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한 전 총리를 기소하기 전 “관련 진술이 탄탄히 구성돼 있다”고 했지만, 공판이 시작되자 물류회사 대표는 검찰에서와 달리 “(식탁 위에) 두고 나왔다”고 했다. 한 전 총리가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수취 확인’은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물류회사 대표가 5만달러를 ‘놓고 나온 것’이 사실이라 해도 이걸 가지고 전직 국무총리, 아니 사람을 기소하는 게 대체 ‘말이 되냐’. 차라리 검찰은 물류회사 대표가 5만달러를 ‘두고 나온’ 위치로 지목한 ‘오찬장 의자’를 기소하라!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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