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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브리핑] 영부인 김씨의 뜻

등록 2009-03-03 11:17 수정 2020-05-03 04:25
영부인 김씨의 뜻

이명박 대통령이 2월25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1년간의 청와대 생활은 대통령 가족을 어떻게 바꿔놓았을까. 2월25일치 를 보자. 신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월급 통장을 손수 관리하는 부인 김윤옥씨는 지난 1년간 불우이웃에게 매달 생활비 20만~25만원씩 전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문은 “불우이웃을 돕다 보니까 정작 대통령 가족의 생활비가 바닥난 적도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윤옥씨가 심각한 생활고를 감수하며 ‘불우이웃’을 돕는 것과 달리 정부와 여당은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였다. 올해 기초생활보장 예산을 지난해보다 1289억원이나 깎아버린 것이다. 장애인 수당도 413억원 줄었다. 이를 통해 짐작할 수 있는 사실이 있다. 김씨가 여권의 ‘저소득층 홀대 정책’에 심한 반감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정부와 국회는 김씨의 뜻을 기려 당장 추경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대통령 기초생활보장’ 예산 마련이 시급하다!

이상득 ‘대접’ 요구

고통을 겪는 대통령 가족은 또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다. “살려주소. 나도 사람 취급 해주소.” 이 의원이 2월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뱉은 이 말에 그의 절절한 심경이 담겨 있다. 한나라당의 언론 관련법 강행 처리 움직임은 이 의원이 당 지도부를 압박한 결과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이렇게 호소했다. “(직권상정을) 왜 나와 연계시키나. 인권침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인권단체에서는 민주주의와 인권 후퇴를 우려해왔다. 정부가 법치주의와 공권력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인권과 안전이 심각하게 방치돼왔다는 지적이었다. 정부가 이런 외침을 사실상 방치해온 결과, 대통령 친형이 직접 ‘사람 대접’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이 인권을 강조하고 나섬에 따라 앞으로 인권단체의 목소리에도 적잖은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에 2008년 ‘인권 OTL’ 기획 시리즈를 연재하며 인권 사각지대를 구석구석 조명해온 이 작은 상을 하나 마련했다. ‘형님의 말씀’상이다. 부상으로는 ‘사람’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대접을 준비했다. 줄여서 ‘사람 대접’이다. 시상식은 따로 없고, 주소를 불러주시면 ‘사람 대접’은 택배로 보내드린다. 착불로.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가운데) 사진/ 연합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가운데) 사진/ 연합

‘소시지’와 ‘쑤시지’

금요일 저녁, 마감이 한창이던 2월27일 남성 기자들은 ‘소시지’에 열광했다. 소시지는 ‘소녀시대’의 히트곡 ‘지’(Gee)를 뜻한다. 이날 생중계된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모습을 드러낸 ‘소시’ ‘지’에 남성들은 자지러졌다. ‘쑤시지’ 공방은 같은 시각 국회에서 벌어졌다.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에 대한 폭행 공방이 빚어지자 같은 당 윤상현 대변인은 “전여옥 의원이 국회 본청을 나가려는 순간 5~6명의 여성들이 달려들어 전 의원의 눈에 손가락을 후벼넣었다”고 말했다. 반면 폭행 당사자로 지목된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등에서는 폭행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쑤셨다’, 반대쪽에서는 ‘쑤시지 않았다’며 상반되는 주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소시지’는 연예계의 ‘연기왕’ 시상식을 빛냈다. ‘쑤시지’ 공방은 이날의 폭행 공방의 책임 소재와 경중을 판가름할 중요한 대목이다. 이날 최고의 연기왕은 누구일까.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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