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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닷속 산호, 오매 단풍 들것네

문섬·범섬 일대 천연기념물 ‘연산호 군락’… 넋 놓고 감상만 하기엔 너무 심각한 기후위기
등록 2025-08-07 17:58 수정 2025-08-10 07:44
천연기념물 제442호인 제주도 연안의 연산호 군락은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이며 번식과 먹이 활동을 하는 장소로 이용된다.

천연기념물 제442호인 제주도 연안의 연산호 군락은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이며 번식과 먹이 활동을 하는 장소로 이용된다.


연산호 군락지를 아시나요?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은 2004년 제주도 연안의 연산호 군락을 천연기념물 제442호로 지정했다. 특히 서귀포 해역의 문섬·범섬 일대의 수중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연산호 군락의 자연 상태를 잘 보여주는 곳으로 가치가 매우 높다. 연산호란 부드러운 표면과 유연한 줄기 구조를 가지고 있는 산호를 통틀어 말한다. 산호는 색과 모양이 화려해 한때는 식물로 분류하기도 했지만 자포동물에 속한다.

연산호는 크게 고르고니언산호류와 수지맨드라미류로 나뉜다. 해송과 부채뿔산호 등을 포함한 고르고니언산호류는 군체 중심에 단단한 축이 있고, 수지맨드라미류는 물렁물렁한 육질만으로 구성돼 있다.

2021년 초 우연한 기회에 찾은 제주도 서귀포시 문섬에서의 스쿠버다이빙은 해마다 나를 문섬의 바닷속으로 이끌었다. 적색, 주황, 분홍, 노랑 등 다양한 색채를 뽐내는 문섬 수중에 펼쳐진 연산호의 모습은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화려하고 아름답다. 이곳은 연산호의 밀집도가 높고 화려한 색상으로 다이버들의 눈을 사로잡아 ‘산호 정원’이라 불린다.

연산호는 수많은 해양생물의 삶을 지탱하는 살아 있는 기반시설이기도 하다. 다양한 해양생물이 산호 군락에서 서식과 번식을 하며 먹이 활동을 한다. 또한 포식자를 피해 숨는 장소로도 이용한다. 연산호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린자리돔, 흰동가리, 새우류 등이 은신처 삼아 서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최근 연산호도 기후위기와 어업 도구 등 여러 이유로 위협받고 있다.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보호 대상으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지칠 줄 모르는 여름 더위를 잠시나마 잊고 문섬 수중으로 연산호를 만나러 떠나보자.

거북복이 큰수지맨드라미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거북복이 큰수지맨드라미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흰동가리가 큰산호말미잘과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살고 있다.

흰동가리가 큰산호말미잘과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살고 있다.


 

두루마리고둥이 산호에 산란을 해놓았다.

두루마리고둥이 산호에 산란을 해놓았다.


 

거품돌산호가 조류를 따라 촉수를 움직이며 먹이 활동을 하고 있다.

거품돌산호가 조류를 따라 촉수를 움직이며 먹이 활동을 하고 있다.


 

유리망둑류가 가시수지맨드라미에 몸을 숨기며 살고 있다.

유리망둑류가 가시수지맨드라미에 몸을 숨기며 살고 있다.


 

가시수지맨드라미가 촉수를 활짝 편 모습이 꽃을 연상케 한다.

가시수지맨드라미가 촉수를 활짝 편 모습이 꽃을 연상케 한다.


 

혹가시산호가 촉수를 활짝 펴고 먹이 활동을 하고 있다.

혹가시산호가 촉수를 활짝 펴고 먹이 활동을 하고 있다.


 

노랑가시돔이 둔한진총산호 안에 몸을 숨기고 있다.

노랑가시돔이 둔한진총산호 안에 몸을 숨기고 있다.


 

제주도 서귀포시 문섬 수중은 연산호의 밀집도가 높고 다양한 개체가 서식하고 있어 ‘산호 정원’이라 불린다.

제주도 서귀포시 문섬 수중은 연산호의 밀집도가 높고 다양한 개체가 서식하고 있어 ‘산호 정원’이라 불린다.


제주=사진·글 김호웅 사진가

 

*김호웅 수중사진가는 어릴 적 바닷속이 너무 궁금해 스쿠버다이빙을 배웠다. 그 뒤 여러 나라 바닷속을 다니며 수중 모습을 사진에 담아오다 2021년 우연히 찾은 제주 문섬의 수중 모습에 매료돼 사진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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