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로 흉작이 되자 인도네시아 소수민족인 텡게르족이 기우제를 지냈다. 야드냐 카사다는 텡게르족의 힌두교 전통 추수감사 의식이다. 수 세기 동안 텡게르 사람들 삶의 일부였다. 기후위기가 심해지며 예측할 수 없는 날씨로 이 농업 힌두교 공동체에서는 신성한 축복을 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텡게르족은 인도네시아의 활화산 중 하나인 브로모산 국립공원에 마을을 이루고 살고 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이 공원은 자카르타에서 남쪽으로 약 800㎞ 떨어진 동자바주 프로볼링고 근처에 있다. 이들은 13세기부터 조상과 신에 대한 헌신과 감사를 표현하기 위해 매년 6월 카사다 의식을 거행해왔다.
채소, 과일, 염소와 기타 가축 같은 물건을 짊어진 수천 명의 텡게르족이 해발 2329m의 브로모산 꼭대기까지 걸어올라 제물을 화산 분화구에 던짐으로써 의식을 마무리한다.
2024년에는 6월21~22일 이 의식이 열렸다. “우리는 내년에 풍요로운 땅을 위해 기도하고, 농작물이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랍니다.” 64살 할머니 농부 아시의 말이다. “비가 더 내리지 않으면 우리는 또 다른 농산물을 재배할 수 없습니다.”
이들은 예전에는 1년에 3번 양배추 농장에서 수확했지만, 비가 거의 오지 않아 이제는 수확을 한 번만 할 수 있다고 했다. 2023년은 인도네시아의 약 3분의 2 지역에 엘니뇨 현상이 오래 지속돼 2019년 이래 매년 발생한 가뭄 중에서도 가장 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산불과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가 컸다. 올해는 기상학자들이 2023년보다는 비가 더 많이 올 것으로 예상하지만, 농부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텡게르족 농부들은 빗물을 받아 농사짓는다. 건조한 날씨로 인해 이라완 카르노토는 6천 평의 밭에 감자 대신 수익성이 낮은 파를 심어야 했다. 아시와 이라완은 둘 다 화산 기슭에 있는 사원에서 기도를 드리고 공물을 바쳤다. 모인 제물은 힌두교 신자들이 화산 분화구까지 옮겨 제의를 지내고 분화구에 던진다.
사진 REUTERS·글 박승화 선임기자 eyeshoot@hani.co.kr
※기사의 글은 로이터 기사를 인용하고 위키피디아를 참조해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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