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8일 홍콩 빅토리아공원에 모인 시민들이 일제히 손을 펼쳐 5대 요구 사항의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쫙 펴 보인 다섯 손가락은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과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를 뜻한다.
12월8일 오후 3시 홍콩 빅토리아공원. 홍콩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이 주최한 반정부 시위에 시민 80만 명(주최 추산·경찰 추산은 18만3천 명)이 몰려들었다. 유엔이 정한 ‘세계 인권의 날’(10일)을 이틀 앞둔 이날은, 6월9일 시작된 송환법 반대 시위가 6개월째 되는 날이기도 했다. 또한 시위 현장에서 홍콩과학기술대학교 학생 차우츠록(22)이 추락해 사망한 지 1개월째 되기도 해, 그를 추모하는 뜻도 담겼다. 11월24일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대승을 거둔 뒤, 시민들이 가장 큰 규모로 다시 거리로 나왔다. 변화된 정치 지형을 반영하듯 홍콩 경찰도 4개월여 만에 집회와 행진을 허가했다.
빅토리아공원에 모인 시민들은 집회를 마친 뒤 홍콩 최대 번화가인 코즈웨이베이, 홍콩정부청사가 있는 애드미럴티, 경찰본부가 있는 완차이 등을 지나 홍콩의 금융 중심가인 센트럴까지 평화롭게 행진했다.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의 “다섯 가지 요구, 하나도 빼놓을 수 없다” “폭력 경찰 해체하라”는 우렁찬 외침이 온종일 홍콩섬 중심가에 울려퍼졌다.

집회 장소인 빅토리아공원 입구에서 한 시민이 “정의는 이긴다”고 쓰인 손팻말을 참가자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경찰과 충돌할 가능성이 커지자 시위대가 미리 방독면을 쓰고 있다.

집회 허용 시간이 끝나기 훨씬 전부터 중무장한 경찰이 시민들이 행진하는 거리 곳곳에 배치됐다.

‘가이 포크스’ 가면을 머리 뒤로 돌려쓴 시민이 시위대와 함께 행진하고 있다.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 나온 이 가면은 저항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6개월 동안 반송법 시위가 계속됐음에도 홍콩의 일상은 그대로다. 완차이역 근처 크리스마스트리 용품점에서 시민들이 성탄 장식품을 고르고 있다.

시민들이 행진하는 도로를 가로지른 쇼핑몰 연결통로에서 아이와 함께 쇼핑을 나온 한 시민이 시위대를 향해 다섯 손가락을 펼쳐 보이며 연대와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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