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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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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광복은 멀었다

등록 2019-08-17 15:24 수정 2020-05-03 07:17
광복 74돌을 맞아 8월15일 서울 태평로 서울광장에서 열린 ‘일본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대회’에 참가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와 시민들이 주한 일본대사관까지 평화행진을 벌였다. 이춘식 할아버지(오른쪽 휠체어 앉은 이)와 양금덕 할머니(왼쪽 휠체어)는 일본 정부의 사죄와 일본 기업의 배상을 요구하는 시민 1만7천 명이 참여한 서명지(맨 왼쪽 보퉁이 두 개)를 직접 전달하려고 빗속에서 기다렸지만, 일본대사관 쪽에선 끝내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광복 74돌을 맞아 8월15일 서울 태평로 서울광장에서 열린 ‘일본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대회’에 참가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와 시민들이 주한 일본대사관까지 평화행진을 벌였다. 이춘식 할아버지(오른쪽 휠체어 앉은 이)와 양금덕 할머니(왼쪽 휠체어)는 일본 정부의 사죄와 일본 기업의 배상을 요구하는 시민 1만7천 명이 참여한 서명지(맨 왼쪽 보퉁이 두 개)를 직접 전달하려고 빗속에서 기다렸지만, 일본대사관 쪽에선 끝내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나라를 되찾은 지 일흔네 돌 잔칫날, 빛을 되찾은 것만큼이나 한껏 기뻐해야 하지만 그럴 수 없다. 군사력으로 나라를 빼앗아 공동체의 주권과 시민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갔던 가해자가 사과와 배상은커녕 ‘경제 도발’을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듯 광복절을 맞아 ‘일본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대회’가 열린 서울엔 온종일 비가 내렸다. 고령의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와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는 휠체어를 탄 채 일본 정부의 사죄를 촉구하러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까지 행진하는 내내 비를 맞았다. 일본대사관 쪽에선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하루 앞서 ‘일본군 위안부 기림의 날’이었던 14일엔 우리나라를 포함한 10개국 주요 도시에서 일본의 전쟁범죄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는 세계 시민들의 집회가 열렸다. 하지만 일찍이 조선을 정복하자는 ‘정한론’의 주창자 요시다 쇼인을 가장 존경한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국내 정치에 한-일 관계를 이용하고, 일본의 ‘평화헌법’을 수정해 군국주의 부활을 도모하고 있다. 잔칫상도 받지 못하고 거리로 나선 군국주의 피해자와 역사의 정의를 바로잡으려는 시민들, 그들을 이틀간 쫓아다녔다.

8월14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400차 수요집회에서 시민 2만여 명이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는 동안, ‘평화의 소녀상’ 손엔 꽃다발이 놓여 있다.

8월14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400차 수요집회에서 시민 2만여 명이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는 동안, ‘평화의 소녀상’ 손엔 꽃다발이 놓여 있다.

수요집회에 참가한 한 시민이 함께 자리한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의 손을 잡고 있다.

수요집회에 참가한 한 시민이 함께 자리한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의 손을 잡고 있다.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 참가자들이 일본 정부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 참가자들이 일본 정부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1400차 수요집회는 우리나라 외에 9개 나라 21개 도시에서 함께 열렸다. 8월1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시민들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죄를 요구하고 있다.

1400차 수요집회는 우리나라 외에 9개 나라 21개 도시에서 함께 열렸다. 8월1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시민들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죄를 요구하고 있다.

8월1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시민들이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의 사진을 든 채 전쟁범죄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구하고 있다.

8월1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시민들이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의 사진을 든 채 전쟁범죄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구하고 있다.

대학생 동아리 ‘평화나비 네트워크’ 회원들이 8월14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기림의 날을 기념하는 ‘평화나비 페스타’를 열었다.

대학생 동아리 ‘평화나비 네트워크’ 회원들이 8월14일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기림의 날을 기념하는 ‘평화나비 페스타’를 열었다.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8월14일 서울 남산 옛 조선신궁 터 앞에 세워진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한국·중국·필리핀 소녀상 사이에 들어가 이들의 손을 잡고 있다. 기림비를 제작한 미국인 조각가 스티븐 와이트는 누구나 소녀들과 손을 잡고 설 수 있도록 빈자리를 배치했다. 2017년 최초로 위안부 기림비를 세운 미국 샌프란시스코 교민들이 현지에서 제작해 서울시에 기증했다.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8월14일 서울 남산 옛 조선신궁 터 앞에 세워진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한국·중국·필리핀 소녀상 사이에 들어가 이들의 손을 잡고 있다. 기림비를 제작한 미국인 조각가 스티븐 와이트는 누구나 소녀들과 손을 잡고 설 수 있도록 빈자리를 배치했다. 2017년 최초로 위안부 기림비를 세운 미국 샌프란시스코 교민들이 현지에서 제작해 서울시에 기증했다.

사진 박승화 기자·공동취재사진·EPA·AP·연합뉴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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