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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애 최고의 ‘첫 골’

광주세계수영선수권, 여자 수구 대표팀의 ‘겁 없는 도전'
등록 2019-07-20 13:50 수정 2020-05-03 07:17
한국 여자수구 대표팀 경다슬(뒷모습·강원체고) 선수가 7월16일 오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 경기장에서 강호 러시아를 상대로 한국 여자수구 공식 경기 사상 첫 골을 터뜨리고 있다.

한국 여자수구 대표팀 경다슬(뒷모습·강원체고) 선수가 7월16일 오전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 경기장에서 강호 러시아를 상대로 한국 여자수구 공식 경기 사상 첫 골을 터뜨리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여자수구 대표팀이 없었다. 전문 선수도 없었다. 올해 광주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권은 얻었지만, 북한과 단일팀이 추진되면서 팀 구성이 늦어졌다. 북한의 여자수구 수준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대회 불참이 확정된 5월 말 ‘경영 선수’들을 대상으로 선발전을 치렀고, 6월2일 첫 훈련을 했다. 태극마크를 단 선수 13명 중 성인은 2명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중·고등학생이다.

7월14일 광주 광산구 남부대학교 수구 경기장에서 헝가리를 상대로 한국 여자수구 국가대표팀의 사상 첫 경기가 열렸다. 0 대 6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역사상 가장 골 차이가 큰 패배였다. 16일 러시아를 상대로 조별리그 2차전 경기가 열렸다. 첫 경기를 마친 대표팀의 목표는 ‘첫 승리’가 아닌 ‘첫 골’이었다. 첫 골에 대한 염원은 선수와 코칭스태프,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관중 또한 간절했다.

0 대 27로 크게 뒤져 있던 경기 종료 4분16초 전, 드디어 첫 골이 터졌다. 주인공은 열여덟 살 왼손잡이 평영 선수 출신 강원체육고 졸업반 경다슬이었다. 한국 여자수구 공식 경기에서 첫 골이 터진 순간, 경기장은 함성으로 가득 찼고 선수들의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우리나라 선수(왼쪽)와 러시아 선수가 경기장 중앙에 놓인 공을 차지하려고 수영으로 다가가 손을 뻗고 있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우리나라 선수(왼쪽)와 러시아 선수가 경기장 중앙에 놓인 공을 차지하려고 수영으로 다가가 손을 뻗고 있다.

선수촌에서 선수들이 고무밴드로 몸을 풀고 있다.

선수촌에서 선수들이 고무밴드로 몸을 풀고 있다.

7월16일 러시아와의 경기에 앞서 선수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7월16일 러시아와의 경기에 앞서 선수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경기가 시작되자 힘차게 물로 뛰어드는 우리 선수들.

경기가 시작되자 힘차게 물로 뛰어드는 우리 선수들.

헝가리전에서 공을 든 채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장신의 헝가리 선수들은 밀착 수비로 틈을 주지 않았고, 완성도 높은 슛을 선보였다.

헝가리전에서 공을 든 채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장신의 헝가리 선수들은 밀착 수비로 틈을 주지 않았고, 완성도 높은 슛을 선보였다.

7월14일 헝가리전에서 우리 선수들이 연거푸 골을 허용하고 있다.

7월14일 헝가리전에서 우리 선수들이 연거푸 골을 허용하고 있다.

러시아전에서 첫 골이 터지자 학생과 시민들이 일제히 환호했다.

러시아전에서 첫 골이 터지자 학생과 시민들이 일제히 환호했다.

역사적인 첫 골을 성공시킨 러시아전이 끝난 뒤 한국 선수들이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역사적인 첫 골을 성공시킨 러시아전이 끝난 뒤 한국 선수들이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정은(18·인천 작전고) 선수가 러시아전을 마친 뒤 경기장 밖에서 기다리던 어머니와 이야기하고 있다.

이정은(18·인천 작전고) 선수가 러시아전을 마친 뒤 경기장 밖에서 기다리던 어머니와 이야기하고 있다.

광주=사진·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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