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기타 제조업체 콜텍에서 정리해고됐던 노동자들이 4월22일 13년 만에 회사와 ‘명예복직’에 합의했다. 해고된 채 4464일을 살았다. 하지만 합의서를 손에 든 그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시원하기도 하지만 우리 요구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아 아쉽다. 우리가 일하던 현장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서, 다른 투쟁 사업장 동지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합의문에는 회사 쪽의 유감 표명과 이인근·김경봉·임재춘 해고자 3명의 명예복직, 해고 기간 보상이 담겼다. 해고노동자에게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으나, 노사 합의로 그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들을 해고했던 박영호 콜텍 사장은 다음날 열린 조인식에서 “세 분이 13년간 길거리에서 생활하셨는데, 빨리 따뜻한 가정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인근 지회장과 김경봉 조합원은 어이없는 웃음을 지었다. 조인식을 마치고 13년 동안 대전에서 서울까지 이어졌던 농성장이 철거됐다. 이들은 5월2일 복직하자마자 휴직한 뒤 31일 퇴직한다. 이른바 ‘명예복직’이다. 세 노동자는 복직 투쟁을 응원해준 이들에게 장미 한 송이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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