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난민 아흐마드 아스카르는 예멘 킥복싱 국가대표 출신이다. 그는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고 제주시 일도체육관에서 훈련하고 있다. 11월17일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킥복싱대회에 나가 1라운드 KO승을 했다.
‘45초’.
예멘 킥복싱 국가대표 출신 아흐마드 아스카르(28)가 지난 11월17일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킥복싱대회에서 상대를 쓰러뜨리는 데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아흐마드는 시합에서 두 번의 다운을 따냈는데 제대로 뛴 시간은 1분 남짓이었다. 그가 짧고 강하게 휘두른 왼손 훅에 쓰러진 상대는 자세를 다잡고 전의를 가다듬었으나 잇따른 발차기 공격에 다시 쓰러졌다. 심판은 케이오(KO)를 선언했다. 제주도 곳곳에서 이날 경기를 보기 위해 체육관으로 온 예멘인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3분 3라운드 경기를 취재하기 위해 이른 아침 비행기를 탄 박승화 기자는 “셔터를 예닐곱 번 누르니 경기가 끝났다”며 허탈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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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흐마드는 경기 전 체육관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경기장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회상에 잠긴 듯 보였다. 그는 격투기 시합에 나가기 위해 몇 달을 훈련했지만 제주출입국청이 인도적 체류 지위로는 프로 시합에 나갈 수 없다고 해서 낙담했다. 이날 경기는 돈을 받지 않는 친선전이어서 뛸 수 있었지만 앞으로 계속 운동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아흐마드가 화끈한 KO 승리를 거두고도 마음이 무거운 이유다.
킥복싱협회의 배려로 아흐마드는 지난 7월부터 제주 체육관에서 훈련하고 있다.
아흐마드는 요즘 예멘에 있는 가족 걱정과 한국에서 자신의 거취 문제로 고민이 많다. 경기장 한구석에서 생각에 잠긴 아흐마드.
아흐마드가 자신이 훈련하는 제주 일도체육관 선수들의 시합을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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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세컨드(선수를 도와주는 이)를 맡은 어린 선수를 지도하는 아흐마드.
아흐마드가 체육관의 도움으로 마련한 숙소에서 쉬고 있다.
글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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