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례없는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과일과 채소가 타들어가고 있다. 8월9일 경북 영주시 문수면 승문1리에서 농민 우병택(65)씨가 껍질이 하얗게 변한 수박을 잘라 냄새를 맡아본다.
전국 곳곳에서 강한 햇볕과 고온에 오랫동안 노출된 농작물들이 타들어가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이미 도시 소비자들에게도 고통을 주고 있다. 당분간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수확기에 접어든 과수와 채소 등의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음지작물인 인삼밭에서는 검은 차광막을 이중으로 설치했는데도 폭염에 인삼 잎이 타버렸다. 생육 적정 온도가 25~30도인데, 35도 이상 기온이 치솟으면서 버티지 못했다. 과수 농가에서는 강한 햇볕에 과실이 타들어가는 ‘햇볕 뎀’ 현상으로 비상이 걸렸다. 한낮에 과실 표면 온도가 50도를 넘어가는 사과 농가는 피해가 더 심각하다. 고추밭에는 치명적인 탄저병이 돌고, 많은 밭작물에 시듦병이 퍼지고 있다. 폭염 앞에 농작물은 말라비틀어지고, 농민들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폭염은 농민들에게 이제 일시적인 기후변화가 아니라 해마다 대비해야 할 고질병이 된 형국이다.
경북 영주시 문수면의 한 생강밭에서 자라지 못하고 종자만 남은 생강.
경남 밀양시 산내면에서 타들어가는 붉은 고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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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주시 문수면에서 강한 햇볕에 거품을 내뿜는 수박.
경북 안동시 서후면 이송천리에서 누렇게 말라가는 옥수수.
경북 영주시 문수면 승문1리에서 말라가는 지황 약초.
영주시 문수면 들녘에서 노부부가 타들어가는 작물들을 솎아내고 있다. 할머니는 “살다 살다 이런 난리는 처음”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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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시 앙성면 영죽리 음촌마을 인삼밭에서 이 지역 농민이 말라붙은 인삼을 뽑아낸다.
충북 충주시 앙성면 영죽리 음촌마을에서 과수 농민이 폭염에 상해 떨어진 복숭아를 들어 보이고 있다.
경남 밀양시 산내면 사과 농장에서 이 지역 농민이 뜨거운 햇볕에 말라가는 사과들을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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