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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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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꽃피는 마을 밥상

마을기업 운영해 어르신 저녁 대접하는 충남 공주시 어물리의 자생적 복지
등록 2016-08-30 17:28 수정 2020-05-03 07:17
충남 공주시 정안면 어물리 마을 최병남(83) 할머니가 마을에서 준비한 저녁밥을 먹으며 즐거워한다.

충남 공주시 정안면 어물리 마을 최병남(83) 할머니가 마을에서 준비한 저녁밥을 먹으며 즐거워한다.

“날도 더운데 시원하게 편히 쉴 곳을 마련해주고 매일 저녁 맛있는 식사도 해주고, 역시 우리 이장이 최고야!” 충남 공주시 정안면 어물리 마을 사람들이 최상규(60) 이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어물리 마을에선 시에서 지원받은 돈으로 마을회관을 새로 짓고, 주민들이 독거노인과 어르신들에게 매일 저녁 식사를 대접한다. 여느 농촌마을이 그러하지만 이 마을도 노령화돼가고 있다. 68가구 160명의 주민 중 절반 이상이 노인이며 이 중 18가구는 독거노인이다. 그분들을 돌봐줄 곳이 필요하다. 정부나 방송에선 ‘복지’를 떠들지만 지역의 마을들은 복지 혜택을 실감하기 어렵다.

어물리 마을은 어르신들이 밥 한 끼라도 맛있게, 편안하게 드실 수 있도록 마을회관을 운영한다. 매일 30여 명에게 식사를 대접하려면 많은 돈이 들어간다. 마을 예산으로는 어림없다. 그래서 마을기업으로 지정받아 제조판매업을 하고 농촌체험 휴양마을로 숙박 등 다양한 사업을 하게 되었다. 자매결연한 한일고등학교와 ‘화합과 상생 한마당’을 통해 직거래 장터를 해마다 열어온 인연으로 지난 3월부터 한일고에 야식을 납품하며 수익사업도 한다. 이렇게 모인 돈은 모두 마을회관 운영과 어르신들 저녁 식사 준비 등 마을 복지를 위해 쓰인다.

최상규 이장은 “지금 어르신들 상황이 앞으로 나의 상황이라 생각한다. 나도 나이 들면 똑같은 입장이 될 것이다. 내가 늙어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 좋아진다는 생각으로 일한다”고 말했다. 노령화하는 마을을 젊음과 노년이 함께하는 살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고 이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자생적인 복지사업으로 어려움을 극복해나가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마을 주민이 보조기구를 이용해 마을회관으로 걸어오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마을 주민이 보조기구를 이용해 마을회관으로 걸어오고 있다.

어르신들이 식사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어르신들이 식사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고 있다.

마을 어르신들이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마을 어르신들이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마을 주민들이 충남 공주 한일고등학교 야식을 납품하기 위해 음식을 만들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충남 공주 한일고등학교 야식을 납품하기 위해 음식을 만들고 있다.

최상규 이장과 부인 이종선(57)씨는 늦은 저녁 한일고 학생들에게 배달할 야식을 준비한다.

최상규 이장과 부인 이종선(57)씨는 늦은 저녁 한일고 학생들에게 배달할 야식을 준비한다.

한일고 학생들이 어물리 마을 주민들이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을 쉬는 시간에 먹고 있다.

한일고 학생들이 어물리 마을 주민들이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을 쉬는 시간에 먹고 있다.

공주=사진·글 정용일 기자 yon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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