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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사진] 소낙비와 하늘 · 농구는 살아있다

등록 2005-06-24 00:00 수정 2020-05-03 04:24

▣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1. 소낙비와 하늘


새벽에 소낙비가 내린 날이었습니다. 하늘은 미안했던지 비가 그친 뒤 아름다운 하늘을 보여줬어요. 전봇대와 어우러진 모습이 복잡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잠시나마 쉬어가라는 듯했어요. 셔터속도 1/1000, 조리개 f6.3 /거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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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이 복잡해도 깔끔한 사진입니다. 검은색 전봇대와 전깃줄이 어수선하게 하늘을 가르고 있지만 사진이 온통 푸른 하늘과 구름으로 뒤덮여 있어서 시원하게 보입니다. 건물의 유리창에도 하늘과 구름이 비치는데, 덕분에 하늘을 먼저 채색하고 그 위에 건물을 그린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사진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2. 농구는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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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농구 경기를 구경하다가 역동적인 모습을 찍어보려고 셔터를 눌렀습니다. 50mm 수동 렌즈를 써서 초점 잡기가 무척 힘들었지만 나름대로 살아 있는 모습을 담아낸 것 같습니다. 시선과 움직임이 한 방향으로 향하는 느낌이 좋아서 올려봅니다. 배경이 더 날아갔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지만 이 정도면 어떤지요? 셔터속도 1/180, 조리개 f5.6 /강승수

동네농구인들에겐 죄송하지만 동네농구는 프로농구에 비해 다소 느슨합니다. 열심히 움직이고 기량을 선보이지만 동작이 매끄럽진 않습니다. 슛의 성공률과 상관없이 슛하는 자세도 잘 안 나오는 편입니다.

그러므로 이 사진은 상당히 어려운 순간을 잡은 것입니다. 한 경기에서 이런 장면은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정도이고, 그 순간을 사진으로 찍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프레임에 등장한 다섯분이 모두 경기에 몰두한 채 줄을 서고 있는 듯해서 긴장감이 있습니다. 비록 동네에서 하다 보니 가로수도 보이고 은행도 보이지만 ‘스포츠는 살아 있다’는 것을 웅변하는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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