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전시 테마에 대해
사진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 고등학생입니다. 사진을 사랑하고, 아끼는 친구·선후배들과 함께하며 시간이 지나면 그리울 학창 시절의 한 부분을 담아가고 있습니다.
5월이면 학교 축제가 열리는데, 저희 동아리에서는 사진 전시회를 합니다. 그래서 요즘 전시 테마와 구성을 짜고 있습니다. 제 사진에 대한 쓴소리와, 전시회에 대해 짤막한 조언도 부탁드립니다^^. 김민영
테마와 소재
먼저 사진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붉은 매화와 파란 하늘이 눈에 들어왔을 것이고 그것을 프레임으로 옮겨서 색의 대비를 표현했습니다. 강렬하게 와 닿아서 좋았습니다. 초점을 뒤의 가지에 맞췄는데 그것은 의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사진에서 초점을 맨 앞의 가지에 맞출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앞부분의 가지가 초점이 흐려진 덕에 화선지에 그린 한국화처럼 살짝 번져나간 물감의 터치가 살아나서 보기 좋습니다. 다만 겹쳐 있는 가지들이 좀 어수선해 보이는 게 단점입니다.
전시회를 계획함에 있어서 참가자는 몇 명인지, 어떤 형식인지 알 수 없어 테마 선정에 대한 개괄적 조언만 드립니다. 식상한 테마는 피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웃음, 희망 같은 테마로는 신선한 전시를 꾸미기 어렵습니다. 소재는 주변에서 찾는 것이 좋으니 친구, 가족, 학교, 집 등이 될 수 있습니다. 여러 소재들을 아우르는 일관된 흐름을 찾을 수 있다면 그 흐름을 테마라고 생각하면 편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학교를 소재로 하고 학교에서 발견한 색을 테마로 삼으면 다양한 사진들을 전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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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주제와 공간감
안녕하세요. 계단에 오르는 가족의 모습을 담아보았습니다. 한 걸음씩 오르는 순간과 계단이라고 하는 공간감을 촬영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보면 볼수록 무언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구도의 문제는 아닐 것 같은데요.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오인덕
해체와 재구성
계단이라는 공간감을 강조하고 싶었는데 무언가 허전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구도의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하셨고요.
이 사진의 매력은 확실히 계단에 있습니다. 아래쪽 공간을 넓게 보여주거나 좁게 보여주는 것은 선택인데, 이 사진가는 공간을 살리고 싶어했으므로 인정해야 합니다.
저는 사람의 실체 이미지와 그림자의 해체 이미지에 주목했습니다. 그림자가 평면에 놓여지지 않아 계단 굴곡에 따라 픽셀처럼 쪼개진 것이 매력적입니다. 인물들의 옷차림이나 크기가 다른데도 단순화된 픽셀 덩어리처럼 변한 채 사진에 등장했습니다. 후보정 프로그램에서 확대 툴을 계속 클릭하면 나타나는 이미지를 보는 것 같다면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왼쪽 그림자들도 그 연속선상에서 이해하면 모두 좋은 요소들입니다. 물론 왼쪽 위의 나무는 없는 것이 낫겠고요.
여기까지 아주 좋았기 때문에 오인덕님도 이 사진을 찍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허전하게 느껴진 것은 위 절반 때문입니다. 맨 위의 인물 배경으로 건물과 창이 등장해서 분위기가 돌변해버린 것입니다. 그 공간이 사진 전체에서 절반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아래쪽에 특별하게 자리잡은 계단의 해체 이미지가 힘을 잃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오인덕님이 말한 허전함을 해소하려면 이 가족이 좀더 아래쪽에 있을 때 찍어야 했고, 지금 상태에서 트리밍으로 해결하려면 어쩔 수 없이 위를 가능한 한 약화시켜 아래를 지켜내야 하겠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좋은 사진입니다.
곽윤섭의 사진클리닉은 이번호로 마칩니다. 따라서 ‘이주의 사진’ 선정도 이번호로 마칩니다. 온라인 사진클리닉은 계속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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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한겨레에서 만나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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