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소망을 담는 우체통
울산의 간절곶에서 우체통이 눈에 띄어 찍어봤습니다.
주변 풍경을 같이 담으려 했지만 우체통이 강조되지 않는 듯해 이렇게 찍었습니다. 주변이 너무 삭제된 것 같은데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주변을 함께 살리는 게 좋은지 우체통을 강조하는 게 좋은지. 장민권
주변 풍경: 저에게 너무 힘든 선택을 강요하는 질문입니다.
두 사진을 모두 찍어놓고 완성도를 비교한다면 할 수 있겠지만 이 한 장의 사진만 놓고 말하기는 난감합니다.
하지만 질문의 의중은 알 수 있습니다. 우체통이 꽤나 크기 때문에 사진거리가 된다는 것이 실마리입니다. 그렇다면 크기를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은 사진의 관건이며 지금처럼 아이가 한 명 서 있는 것은 크기를 가늠할 장치가 됩니다. 주변의 풍경을 같이 담는 이유도 공간적 배경에 대한 설명 겸 크기에 대한 정보 제공의 의미가 곁들여지는 것인데 과연 이 우체통의 좌우에 뭐가 있는지는 저로선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주변의 인물들이 어느 한쪽에 몰려 있는 것이 양쪽으로 갈라진 것보단 덜 지루할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가능했다면) 주변을 보여주면서 우체통을 강조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관악산 입구에서
관악산 입구에서 옥수수를 가지고 다투는 형제를 찍었습니다.
인물을 모두 화면에 넣기 위해 가로로 찍고, 옥수수를 가지고 다투는 것에 집중하도록 인물의 양옆을 앵글에서 잘라보았습니다. 지적 부탁드립니다.
사창우
의도 반영: 질문을 할 때 이렇게 의도를 분명히 밝혀주니 답을 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찍을 당시부터 프레임을 이렇게 구성했다는 이야기죠?
그렇다면 의도를 잘 반영시켰습니다. 양 인물의 좌우가 더 포함되는 사진과 이 사진은 메시지가 완전히 다릅니다.
현장의 분위기, 배경에 대한 설명보다 두 인물의 대화, 행동, 관계에 더 강조점을 두겠다고 한 것이므로 적절한 선택입니다. 이 정도쯤이야 아무나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하시겠지만 막상 셔터를 누를 때 의도를 반영시키기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훈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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