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 남부 안드로이 지역 치홈베의 말라붙은 들판에서 한 여성이 물을 구하려고 웅덩이를 파서 빨래를 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 동남쪽 섬나라 마다가스카르는 현재 분쟁이 아닌 기근으로 수십만 목숨이 경각에 달린 유일한 곳이다. 이곳에 주재하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앨리스 라문은 “마지막으로 비가 내린 게 3년 전이고, 일부 지역은 8~10년 동안 비가 오지 않았다. 들판은 헐벗고 씨앗은 싹트지 않아 식량이 없다”고 말했다. 안드리 라조엘리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은 10월 초 기근 지역을 방문해 “기후변화가 기근을 심화하고 있다. 우린 기후변화의 희생자”라고 말했다.
이들이 기근과 사투를 벌이는 동안, 영국 글래스고에선 26번째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렸다. 세계 120명의 정상이 참가했지만, 탄소배출 1위인 중국과 4위 러시아 정상은 불참했다. 105개 나라가 메탄 감축에 서명한 ‘국제 메탄서약’에도 배출량 1·2·3위인 중국·러시아·인도는 빠졌다. 마다가스카르의 탄소배출량은 지구촌 전체의 0.01%에 불과하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이 지역 50만 명의 어린이가 급성 영양실조에 걸릴 것이고, 이 중 11만 명은 발달장애와 질병·사망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경고했다. 이 사진은 세계식량계획이 11월2일 AP통신을 통해 배포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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