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뚜껑’은 열렸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한국연금학회라는 단체를 내세워 그동안 미루던 공무원연금 제도 개편 방향을 제시했다. 뚜껑 열린 공무원연금 개편안을 접한 많은 공무원의 ‘뚜껑’도 함께 열렸다. 공무원으로 재직 중일 때 매달 더 많은 연금 납입액을 내고, 퇴직 이후 지금보다 적은 연금 수령액을 받으라는 것이 개편안의 주요 내용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국민연금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많은 공무원연금을 퍼주느라 매년 수조원씩(지난해 기준 2조4천억원) 재정 적자가 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개편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깎으면 재정 안정화를 꾀할 수 있다고, 정부는 덧붙인다. 물론 공무원이 재직 기간에 노동3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아무리 많아야 민간기업의 39% 수준의 퇴직금을 받고 있으며, 특히 하위직 공무원의 급여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 대해 정부는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
[많은 공무원의 뚜껑을 다시 한번 열어젖힌 것은] 이런 내용의 공무원연금 개편안을 마련한 곳은 정부도 새누리당도 아닌 한국연금학회였다는 사실이다. 연금학회는 말만 ‘학회’일 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한화생명 등 퇴직연금 상품을 팔아 이득을 남기는 대기업 소속 금융·보험사의 산하 연구단체다. 실제로 그동안 이들 금융·보험사는 이 학회 주최의 각종 연금정책 관련 세미나나 정책토론회를 적극 활용해 사적연금(퇴직연금 및 개인연금) 확대를 강하게 요구해왔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이 국민의 노후소득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해 미래가 불투명해질 때, 그 ‘불안’을 먹고 크는 이들 금융사·보험한테 대표적 공적연금인 공무원연금 개편 작업을 맡긴 꼴이다. 이것이 바로 뚜껑 열린 ‘박근혜식 공무원연금 개혁’의 또 다른 핵심이다.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소년범 의혹’ 조진웅 은퇴 선언…“지난 과오에 마땅한 책임”

‘갑질’ 의혹 박나래 입건…전 매니저 “상해, 대리처방 심부름”

트럼프가 이겼다…대미 3500억불 투자 손해, 자동차관세 절감 효과 2배

‘심근경색’ 김수용 “저승 갔었다…술, 담배, ○○○ 이젠 안녕”

진보-보수 ‘적대적 공존’ 시즌2 막으려면 햇볕정치가 필요하다

민주, 통일교 후원금 의혹에 “국힘과 달리 조직적 동원 없어…불법 아냐”

‘갑질 의혹’ 박나래, 전 매니저들 맞고소

쿠팡 손배소 하루새 14명→3천명…“1인당 30만원” 간다

“쿠팡 유출로 카드 발급”…고객센터 메시지 가짜, 클릭 금지!

‘현지누나’ 파문에 국힘 “국정문란 사건…김 직무배제 해야”

![[단독] 세운4구역 고층 빌딩 설계, 희림 등과 520억원 수의계약 [단독] 세운4구역 고층 빌딩 설계, 희림 등과 520억원 수의계약](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resize/test/child/2025/1205/53_17648924633017_17648924515568_2025120450403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