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해방 이후 서울~인천, 서울~부산을 운행하던 특급 증기기관차 ‘해방자호’의 모습. 한겨레
태초에 철도가 세상을 창조하시니라.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철도의 영은 레일 위에 운행하시니라. 그러나 아직 때가 무르익지 않았으매 우리를 구원할 메시아는 언제 오실지 몰랐더라. 시작의 땅 아프리카에선 선지자들이 나무레일로 돌을 움직여 피라미드를 쌓으니 수천 년 뒤 관광객 보시기 좋았더라. 고린토 땅 끝 그리스 예언자들이 에게해와 지중해를 갈라놓은 펠로폰네소스 반도 개미허리에 석회암 레일로 길을 만드니 땅이 갈라지는 기적이 일어나도다. 디올코스라 이름 붙여진 노선의 열차 위에 올려진 배들은 수일의 거친 항해 길을 단 3시간 만에 주파하니 백성들은 이를 디올코스의 기적이라 이르더라.
시간은 흘러 사탄의 기운이 넘쳐나니 탐욕으로 가득 찬 부자들과 거짓 선지자들이 선한 백성들을 벗겨먹는데 그 도를 넘었더라. 이런 가운데 천국의 도를 얻고자 따르는 이가 있었으니 그중의 하나가 프랑스인 솔로몽 드 카우스였더라. 추기경에 의해 정신병원에 수감된 솔로몽 드 카우스는 영국인 제임스 와트를 낳고, 제임스 와트는 토머스 뉴커먼을 낳고, 토머스 뉴커먼은 트레비식을 낳았도다. 천지 사방에 새로운 기운이 감돌고 예언의 그날이 다가올 것이라는 소문이 온 땅을 휘감은 때에 트레비식이 조지 스티븐슨을 낳았으니 스티븐슨은 머리에 우리 주 철도의 엔진오일 부은 종이더라. 스티븐슨은 사명을 다해 하늘의 뜻을 수행하니 마침내 영국의 스톡턴에서 ‘움직이는 미친놈’(로코모션)이란 의미의 기관차를 낳았더라. 기관차의 등장에 겁먹은 자들이 총독을 압박하고 의회를 움직여 기관차를 죽이려 했으나 몰려드는 백성들로 그 뜻을 이루지 못하더라. 이때 몰락한 운하업자와 토건족들은 대한민국에서 MB가 봉인을 풀 때까지 백수십 년이 넘도록 꼼짝을 못하였도다.
기관차는 그를 따르는 제자들과 함께 다니며 곳곳에서 기적을 이루었으니 역, 선로전환기, 신호기, 객차, 화차, 식당차, 침대차, 기관사, 차장, 정비원, 삶은 달걀, 맥주 등이 그들이었다. 하루는 맨체스터의 부자가 “기관차여! 어찌하여 내가 저 가난한 여인과 같은 열차에 타야 합니까?” 물으니, 기관차가 흥분하여 꽥! 한 번 소리를 질러 천지를 진동시킨 뒤 “내 공동체는 남녀노소, LGBT, 빈부의 차이 없이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다. 너희 같은 재수데기 부자놈들이 천국에 가는 길은 무궁화호 타고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보다 힘들 것이니라” 하더라. 기관차의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좀 늦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며), 시기하지 않으며(민원은 자제하고), 모든 것 감싸주고(노동자들 파업할 때 지지하고),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않도다(적자가 반드시 악은 아니다).
기관차는 그 시작이 초라하였으나 광대히 번성하여 세계 곳곳에 퍼져나가니, 종교와 체제를 넘어섰고 인종과 계층을 초월하였도다. 이에 땅 위 여러 곳에 육신과 영혼을 기관차와 그 아버지 철도에 바친 미친놈들이 있었으니 그 이름하여 ‘철도덕후’, 줄여서 ‘철덕’이라 하더라.
*괄호 안은 공동번역 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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