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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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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남과 싱크대녀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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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2-07-17 17:27 수정 2020-05-03 04:26

영식님~, 일식씨? 이식군. 삼식이! 사식놈….

일천구백구십팔년 외환위기 이래로 우리의 어머니들께서는 이런 농담을 만들어 세상에 퍼뜨리셨다. 집에서 따뜻한 밥 한 끼 못 챙겨먹을 정도로 직장일에 바쁜 남편(0食)과 밥 세 끼에 ‘야식 추가!’를 외치는 겁을 상실한 무직자 남편(4食)은 호칭부터 구별해야 한다는 농담에는 이 땅의 노동 유연화를 개탄하는 의미도 숨어 있다(아니면 말고). 이처럼 구전으로만 전해져오던 은퇴 남녀의 갈등이 최근 적나라한(?) 통계로 드러났다. 7월12일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은퇴자 3826명의 여가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남성은 TV 시청에, 여성은 집안 일에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쓰고 있었다. 한마디로 남성은 ‘쇼파남’, 여성은 ‘싱크대녀’인 셈이다. 게다가 미국 남성의 가사 활동 시간은 한국 남성의 2~3배라는 것! 요즘, ‘우리나라 대통령’이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를 만들어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어주겠다고 하는데, 은퇴 남녀의 삶에도 신경을 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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