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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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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중지수] 15

등록 2009-03-25 12:47 수정 2020-05-03 04:25

이 세상에 나온 지 15년을 맞았다. 15살. 조선시대엔 이 나이에 남성이 댕기를 땋은 머리를 잘라 상투를 틀었다고 한다. 여성은 댕기를 땋은 머리를 풀어 쪽을 찌고 비녀를 꽂았다. 방송물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는 웬만한 드라마를 볼 수 있는 나이다. SBS 드라마 도 15살 이상이면 볼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벌거숭이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컸다고 인정받는 나이가 15살인 셈이다.
이 나이는 성년을 준비하는 나이기도 하다. 고용률 역시 ‘만 15살 이상 인구 가운데 취업자 비율’을 뜻한다. 하지만 성년을 준비하기엔 너무 우울하다. 통계청이 3월18일 내놓은 ‘2월 고용동향’을 보면 고용률은 57.0%로 8년 만에 가장 낮았다. 지난달 실업률은 92만4천 명(3.9%)으로 1년 전보다 10만6천 명 늘었다. 공식 실업자 외에 기업체 입사나 공무원시험 등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자(56만8천 명), 아프거나 취업이 어려울 정도로 나이가 많지 않지만 취업할 계획이 없는 사람(175만2천 명), 구직단념자(16만9천 명) 등을 합치면 사실상 백수는 341만3천 명에 이른다. 100만 실업시대. 사실상 ‘백수 300만 시대’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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