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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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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LS GS, 그리고 E1

등록 2006-06-14 00:00 수정 2020-05-03 04:24

▣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지난 5월26일 열린 독일월드컵 평가전 ‘한국 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친선경기’. 상암동 경기장을 도배하다시피 두르고 있는 브랜드 로고가 관중과 텔레비전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E1’. “저게 뭐하는 회사이지?”
E1의 옛 이름은 ‘LG칼텍스가스’다. E1은 LPG 수입판매 회사로 LS그룹(옛 LG전선그룹, 계열사는 LS전선·LS산전·LS-니꼬 동제련·극동도시가스 등)에 속한다. LS그룹은 LG그룹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의 동생들(구태회·구평회·구두회)과 그 자손이 모인 패밀리 기업이다.

LS그룹은 GS그룹(허창수 회장) 출범보다 조금 앞서 LG그룹에서 분리됐는데, E1은 2003년 11월 LG그룹에서 이미 계열 분리됐다. 여기까지만 해도 LG, LS, GS, E1…. 어휴∼ 헷갈리네,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회사 이름에 LS 브랜드를 쓰지 않을까?

사실 LS그룹은 2004년 4월 E1 브랜드가 론칭된 뒤에야 출범(2005)했다. 따라서 회사 이름을 E1으로 바꿀 당시에는 아예 ‘LS’ 브랜드 자체가 없었다. 그렇다면 왜 LG라는 브랜드도 쓰지 않고 E1이라는 생경한(?) 이름으로 정했을까? “당시 회사 이름에 LG 브랜드를 쓸 것이냐를 놓고 논란이 있었다. 처음에 LG의 브랜드 파워를 고려해 지주회사인 (주)LG에 브랜드 사용료를 내더라도 LG를 유지하는 방안이 검토됐다. 그러나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인 ‘E1’을 선택한 건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예전에는 회사 이름에 ‘가스’가 들어가므로 다들 알았는데 E1이라고 하니까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일반인은 잘 모르게 됐다. 그런데 오히려 이것이 E1으로 이름을 정한 목적이었다. 사명에서 업종을 연상시키지 않도록 하는 게 전략이었다.” E1 쪽의 설명이다. 사실 E1으로서는 브랜드 로열티를 내고 LG 브랜드를 쓰더라도 5년밖에 쓸 수 없고, 나중에 어차피 새로운 이름으로 가야 했다. 특히 LPG 사업은 이미 성숙한 산업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는데, 사업 다각화를 꾀하기 위해 ‘E1’이란 이름으로 회사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실제로 E1은 신사업 진출을 위해 이미 국제상사를 인수했고, 물류·택배 사업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나중에 LS그룹이 출범한 뒤에 다시 E1을 ‘LS’가 붙는 이름으로 바꿔야 한다는 일부 주장이 제기됐으나 바꿀 필요가 전혀 없다는 쪽으로 금방 결론이 났다고 한다. 그러자 “E1이 LS그룹에서 또 계열 분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E1에서 ‘E’는 Energy, Environment 등을 상징하고 ‘1’은 First, No.1을 뜻한다. E1이 월드컵대표팀 평가전 경기장에 회사 브랜드를 대대적으로 내건 건 지난해 이란전, 스웨덴전에 이어 이번 보스니아와의 경기가 세 번째였다. E1은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공식 타이틀 후원사(계약기간 1년)다. E1 쪽은 “사업 특성상 LPG 차량 운전자 등에만 주로 알려져 있던 브랜드 인지도가 월드컵 대표팀 후원을 통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참고로, GS그룹의 이니셜이 ‘골드 스타’(Gold Star)냐 아니면 ‘굿 서비스’(Good Service)를 뜻하냐를 놓고 사람들이 의문을 품었듯, LS그룹의 이니셜 역시 ‘럭키 스타’(Lucky Star)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설이 많다. 공식적으로 회사 쪽은 “럭키 스타와는 전혀 상관없고, ‘리딩 솔루션’(Leading Solution)을 뜻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GS나 LS가 골드 스타, 럭키 스타와 전혀 무관한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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