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형님, 요즘 잘 지내십니까?” 불량만두 사건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관이 조폭 출신 ‘후배’로부터 안부전화를 받았다. 사건이 ‘뻥튀기 수사’쪽으로 반전되면서 한창 애가 타던 때였다. 대답이 고울 리 없었다. “하나도 잘 못 지낸다. 만두 때문에 골치아파 죽겠어.” “만두형님이 일 냈습니까?”“뭐?”“쯧쯧, 천호동의 만두 형님이 또 사고쳤군요.” 만두라는 별명의 조폭 보스 때문에 혼선이 벌어진, 웃기는 해프닝이었다.
영화에 나오는 조폭들의 별명은 살벌하다. 깔치, 불곰, 쌍칼, 작두, 독사, 마적, 쇠망치, 재떨이 등등. 그 이름만으로도 상대방의 기선을 제압하려는 느낌을 준다. 그런데 만두라니…, 너무 인간적이다. 불량만두라는 놀림과 업신여김까지 겹쳐 그 조폭의 영혼이 상처를 입지는 않았을까. 다행히도 이제 가슴을 펼지도 모른다. 국민들의 밥상에 칼을 휘두른 조폭처럼 취급당하던 만두업체들이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상당수가 “칼을 휘두르지 않았다”는 판정도 받았다. 매출액이 ‘0원’까지 떨어져 ‘영원’히 못 일어날 듯하던 공장들도 가동을 시작했다. 경찰은 어떻게 빚을 갚을 것인가. 백일 동안 마늘과 쑥만 먹고 사람이 된 곰처럼, 백일 동안 만두만 먹고 거듭나는 포돌이가 될 것인가. 조사실의 형사들이 등장하는 영화에선 꼭 자장면을 시켜먹는다. 왜 항상 자장면인가. 이제부터 군만두나 물만두만 시켜라! 아니면 만두국을 드시라! 상처받은 만두가 ‘백두대간’보다 웅장한 ‘만두대간’을 쌓을 수 있도록!
‘성조기’ 잘못 달았다간 ‘조기’ 내건 뒤 ‘조기철수’하는 일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미국은 아테네 올림픽선수촌 밖에 ‘성조기’를 게양하지 않기로 했다. 남의 일이 아니다. ‘태극기 휘날리며’도 안전한 공간에서만 가능해졌다. 다 ‘휘날리는 성조기’에 ‘태극기 휘말리며’ 생긴 일이다. 태극전사를 아르빌에도 보냈기 때문이다.
아테네와 아르빌에 파견된 두 태극전사들의 상반된 입장을 살펴보자. 1. 전과를 올릴수록 짱이다(아테네). 전과를 올릴수록 짱난다(아르빌). 2. ‘금메달’을 따자. 그래야 ‘매달’ 연금이 나온다(아테네). 가지 말라고 가족들이 ‘매달’렸는데도 왔다. 절대로 ‘목매달’리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한다(아르빌). 3. ‘도핑 테스트’를 할 수도 있다(아테네). ‘도피 테스트’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최후의 순간엔 36계다(아르빌).
아테네의 전사들이여 이기………고 돌아오라! 아르빌의 전사들이여 이기………적으로 행동하라! ‘소극’적인 ‘태극’전사가 되시기를!
도시의 상가 곳곳엔 ‘알바 구함’이 붙어 있다. 이건 알바를 ‘구한다는’ 뜻이다. ‘구해준다는’ 게 아니다. 어쩌면 ‘구박한다는’ 의미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일부 패스트푸드점의 주인들은 그래서 청소년 알바를 착취하고 혹사시켰을까. ‘알바’들의 권익은 ‘내 알바’ 아니라는 뻔뻔한 인간들이다. 도미노피자, 롯데리아, KFC, 미스터피자, 파파이스, 피자헛 등이 그 뉴스에 오르내렸다.
못된 사장님들이 정말 부러워하는 ‘알바’들이 있다. 이 땅의 모든 ‘알바’들이 보고 배우고 따라야 한다는 모범생들. 한푼의 임금도 요구하지 않고, 밤을 패면서 자신의 역할을 과도하게 성실히 수행하는 알바들. 당신은 혹시 인터넷상에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는가? “너 한나라당 알바지? 너 열린우리당 알바지?” 그들은 항변한다. “그건 ‘니 알바’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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