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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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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는 끝났다

등록 2014-03-29 16:29 수정 2020-05-03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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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0호부터 두 차례의 창간 20주년 기념호까지. 한 달 내내 평소보다 두툼한 특대호를 꾸미느라 녹초가 된 식구들은 지난 주말 단체로 2박3일 일정의 제주 여행을 다녀왔다. 특대호 준비로 꾹꾹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버리자는 뜻에서다. 큰 복을 받았다고 생각할 만큼, 아주 화창한 날씨였다. 느린 걸음으로 올레길을 걸어도 봤고 바닷가 찻집 의자에 몸을 기댄 채 시간을 ‘때우는’ 호사도 누려봤다. 엔 마침 제주 출신의 기자가 있어 탁월한 가이드를 대동하는 행운도 따랐다. 끼니때마다 경험한 맛난 고장 음식과 맞춤형 일정은 가히 일품이었다.
푸른 바다와 넉넉한 품 같은 한라산 자락이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리건만, 어느새 다시 일상이다. 탁한 공기의 사무실에선 잔뜩 찌푸린 얼굴로 마감 전쟁을 치르는 기자들의 자판 두드리는 소리만 쉴 새 없이 들려온다. 스무 살 문턱을 넘어서며 ‘변해야 할 것’과 ‘변하지 않아야 할 것’의 가치를 새삼스레 되돌아보게 된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는데 무작정 그 흐름을 무시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닐 게다. 중심을 잃은 채 광포한 세상에 맥없이 휩쓸려가서도 안 된다. 변화하면서 변화하지 않는 것, 스무 살 고개를 넘어선 20대 이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다.
창간 20주년에 맞춰 처음 시도해본 ‘인터랙티브형 기사’도 이런 고민에서 나온 산물이다. 창간 20주년 기념 특대1호(제1002호) 표지이야기로 소개된 동아시아 핵발전 현장 탐방 기사는 ‘핵 아시아’라는 제목의 인터랙티브형 기사로 탈바꿈했다.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지면에 연재되는 일정에 따라 매주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첫 회분이 공개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선 긍정적 평가가 주를 이뤘다. 다소 아쉬운 대목도 있지만, 그간 국내에서 선보인 인터랙티브형 기사보다 한 발짝 더 진전했다는 게 중론이었다. 입장에선, 어찌 보면 변신이다. 물론 그 밑바탕엔 동아시아 지역 공동체가 핵에서 집단적으로 탈출해야 한다는, 의 변치 않는 믿음이 깔려 있다.
스무 살 잔치는 끝났다, 이제 ‘진보적’인 데 머무르지 않고 나날이 ‘진보하는’ 20대 의 삶을 위해 다시 뛰려 한다.


<font color="#C21A1A">*지난 9년간 의 생생한 지면을 만드느라 힘쓴 윤운식 출판사진부장이 사내 정기인사로 사진부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대신 김진수 기자가 출판사진부장을 맡아 에 합류합니다. 오고 가는 기자들에게 독자 여러분의 격려를 부탁드립니다.</font></ahr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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