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❶ 나몰라패밀리 핫쇼

❷ The Roland Show
괜찮은 편집숍에 가면 거기 있는 물건이 괜히 다 좋아 보인다. 알던 브랜드도 달리 보게 된다. 김경욱님은 ‘메타 코미디’라는 괜찮은 코미디 연예기획사에서 재발견했다. 피식대학, 숏박스, 장삐쭈 등 유튜브 생태계 포식자로 가득한 보유 아티스트 목록 가운데 경욱님이 눈에 띄었다.
‘SBS <웃찾사> 나몰라패밀리의 김경욱? 요즘 뭐 하나?’ ❶ 유튜브를 열자 내가 이미 그의 콘텐츠를 꽤 여럿 알고 그중 몇 개는 끝까지 봤음을 깨달았다. 전 시리즈가 평균 100만 뷰를 넘은 전남 영광 출신 ‘나 일론 머스크’는 물론이고, 5년간 지명 못 받은 일본 호스트바 선수 ‘다나카’, 온갖 종류의 기인을 자처하는 ‘김홍남’ 등. 다만 본체가 경욱님이라는 걸 연결하지 못했을 뿐이다.
‘나 일론 머스크’야 딥페이크 기술로 경욱님 표정만 일론 머스크 얼굴에 합성했으니 못 알아볼 만도 하다. 하지만 ‘다나카’는 일본어가 유창해서 정말 일본 코미디언인 줄 알았다. 선정적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호스트바에 대한 인식도 일본을 따라간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호스트가 음지에 있지 않고 연예인처럼 활동하고 그러거든요. ‘롤랜드’라는 일본 호스트계의 제왕이 있는데, 그의 유튜브 ❷ <롤랜드 쇼>(The Roland Show)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어요.”
처음엔 롤랜드의 왕자님 스타일 금발이 부담스러웠지만 영상을 보다보면 존경심까지 든다. 자기 관리에 철저하고, 교양 있으며, 자존감과 자기 철학이 바로 서 있다. 후배 호스트를 밀착 취재한 시리즈도 있는데, 자신감 넘치고 화려한 이도 있지만 몇몇에게서는 짠한 다나카의 모습이 스쳤다. 지명을 못 받아 후배 뒤치다꺼리에 설거지를 일삼던 호스트가 3년 만에 첫 샴페인 주문을 받을 때의 희열이란!
경욱님이 그의 개그에 계속 일본 문화 코드를 심는 이유가 궁금했다. 사실 내가 잘 아는 걸 놀려야 타격감이 크지 않나. 일상에서 재미를 찾는 ‘숏박스(유튜브 코미디 채널) 스타일’ 개그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듯 말이다. “일본 문화를 어렸을 때 열렬히 좋아했는데요. 그걸 지금껏 야금야금 꺼내 쓰고 있어요. 저는 계속 같은 걸 하고 있는데 팬층이 어려지면서 다행히 새롭게 느끼는 것 같아요. ‘나몰라패밀리’조차 모르는 분들이니까요.”
20년째 현역인 코미디언이기에 가능한 겸손이다. 경욱님은 재탕도 시대를 읽으며 한다. ‘나 일론 머스크’를 만들어낸 레시피는 다시 봐도 놀랍다. 당시 트렌드의 정점이던 도지코인 밈과 딥페이크 기술을 그의 주 종목인 중독성 있는 음악 개그에 얹다니. 다나카가 아예 일본어를 하는 것도 신의 한 수다. 어설픈 ‘한본어’였다면 사람들은 자연스레 한국 호스트바를 떠올리며 묘한 불편함을 느꼈을지도.
경욱님이 기획한 ‘웻보이’ 캐릭터도 ‘항마력’ 부족을 견디면서 틱톡에 올릴 콘텐츠를 궁리하던 중 건진 한 방이었다. 실연의 슬픔에 비가 오면 늘 젖어 있는 남자 웻보이의 영상은 미국 아르앤비(R&B) 뮤지션 크리스 브라운의 인스타그램에도 올라가고, ‘일본의 앤디 워홀’ 무라카미 다카시가 댓글로 콜라보 티셔츠 제작을 제안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티셔츠는 버질 아블로 등 문화계 유명 인사들에게도 전해졌다.
“전 코미디를 평생 할 것 같아요. 이 직업을 가졌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놀라운 일이 많거든요.” 음악, 패션, 영상 등에 고루 재능이 있는, 그중에서도 웃기는 걸 가장 잘하는 이가 코미디를 연결고리 삼아 여러 자아를 펼쳐간다. 코미디를 평생 하고 싶다는 건, 모든 것이 되고 싶다는 말 아닐까.
김주은 IP 프로듀서 (인스타그램 @alt.ctrl.shif)

코미디언 나몰라패밀리의 김경욱
❷ The Roland Show
*남들의 플레이리스트: 김주은 IP 프로듀서와 정성은 비디오편의점 대표PD가 ‘지인’에게 유튜브 영상을 추천받아, 독자에게 다시 권하는 칼럼입니다. 격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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