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퍼니 오어 다이>(Funny or Die: Between two ferns)➊. 유튜브 영상 갈무리
메타코미디엔 전자우편으로 지원서를 써서 들어온 직원이 많다. “다른 회사 취업해서 잘 다니다가 갈증을 느껴 들어온 친구가 많아요. 상당수 괴짜고, 어릴 때 해외 코미디를 많이 봤죠.” 국내 최초 코미디 레이블 ‘메타코미디’ 이야기다. 유병재의 스탠드업 코미디부터 장삐쭈, 피식대학 등 뉴미디어 코미디 사업을 성공시킨 뒤, 자신만의 회사를 차려 잘나가는 코미디언을 모두 영입한 정영준 대표의 속내가 궁금했다.
“한국은 재밌는 상황이에요. 방송사에서 재능 있는 사람들을 뽑아놓고 공채 타이틀만 준 뒤 방치했죠. 그래서 지금까진 상대적으로 쉬웠어요. ‘이 사람 재능 있네?’ 싶으면 이미 공채로 뽑힌 사람이었으니까. 앞으로의 과제는, 숨은 웃긴 친구들을 발굴해 키운 뒤 세상에 보여주는 거예요. 천재는 빛이 나서 구분하기 쉬우나 세상에 천재만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모델도 있다. 일본의 ‘NSC’(요시모토 종합예술학교)의 코미디 아카데미다. 1년짜리인데 개그맨 코스, 개그작가 코스 등 다양하다. “거기 1기 출신이 현재 일본 코미디의 정점에 있는 ‘다운타운’ 콤비예요. 그만큼 영향력 있는 학교인데도 한 기수에 한 팀 유명해진다는 말이 있어요. 일본은 특히나 치열하죠.”

<쟈르쟈르>➋. 유튜브 영상 갈무리
단도직입으로 물었다. “그래서 당신은 뭘 웃기다고 생각하나요.” 그는 난감해하며 되물었다. “어떤 노래가 좋은 노래라고 생각하세요?” “아… 너무 별로인 질문을 했군요.” “아니에요. 이게 코미디에 대한 평가가 박한 이유이기도 해요. 자기한테 안 웃기면 그냥 ‘노잼’ 해버리면 되니까.”
영화든 음악이든 마니악하게 좋아하는 사람과 대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나뉜다. 하지만 코미디는 아직 그런 세분된 취향이 없다. “모든 사람을 웃길 수 있는가 했을 때 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럼 뭉툭해지거든요. 하지만 소수를 웃기려 들면 사람들이 불편해하죠. 특정 사람을 대상으로 웃기되 그걸 남들도 웃을 수 있는 형태로 어떻게 만드느냐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그러면서 그는 군대 이야기를 했다. “신병 기간에 못 웃거든요. 이빨 보여도 안 되고. 근엄한 표정으로 한 달을 보내다보니 진짜 무슨 소리 해도 다 웃긴 거예요. 못 웃게 하니까.” 거기서 ‘웃참’(웃음 참기) 콘텐츠가 나왔다.
“코미디언들 보면 부유한 배경의 친구들이 적은 것 같아요. 배우들은 상대적으로 그런 경우가 많거든요. 유복한 환경과 코미디언의 능력 간의 상관관계를 일반화할 순 없겠지만, 코미디는 확실히 어려움과 아픔을 즐거움으로 승화시키는 데서 시작되는 것 같아요.” 웃음에 대한 철학이 확실하지만 그는 사업을 한다. “희극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저 자신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것에 조금 힘들어해요. 자기 치부를 완전히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어요. 그걸 희극인들은 매 순간 해요. 엄청난 용기가 있어야지 가능한 일 아닐까 싶어요.”
최고의 코미디를 만들고 싶어 하는 그가 영감받은 채널을 소개한다. 인터뷰이를 모셔서 무례한 질문을 하는, 하지만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출연할 정도로 인기를 끈 <퍼니 오어 다이>(Funny or Die: Between two ferns)➊, 일본의 유명한 만담가가 매일 하나씩 올리는 콩트 채널 <쟈르쟈르>➋, 그리고 그가 직접 만든 <메타코미디 클럽>➌. 어디까지 성장할지 지켜보자.

<메타코미디 클럽>➌.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인터뷰물의 신기원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콘텐츠. 인터뷰이를 모셔서 무례한 질문을 하는, 어쩌면 한국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코미디인데, 반향이 너무 커서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본 영상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오바마 케어’를 홍보하기 위해 출연한 영상이다.
일본의 유명한 만담 듀오인 쟈르쟈르 코미디 콘텐츠.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게 구성된 콩트를 이들은 몇 년간 매일 하나씩 올리고 있다.
앞에 언급한 <퍼니 오어 다이>처럼 국외에는 종합 코미디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한국에는 아직 없다는 게 아쉬워 우리가 직접 만들어본 채널이다. 앞으로 어떻게 성장하는지 잘 지켜봐주면 좋겠다.
정성은 비디오편의점 대표PD
*남들의 플레이리스트: 김주은 IP 프로듀서와 정성은 비디오편의점 대표PD가 ‘지인’에게 유튜브 영상을 추천받아, 독자에게 다시 권하는 칼럼입니다. 격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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