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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라기의 미움받을 용기 [뉴스큐레이터]

등록 2022-01-22 06:31 수정 2022-01-26 07:38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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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V 오리지널 웹드라마 <며느라기>가 시즌2로 돌아와 인기를 끌고 있다. 2020년 공개된 시즌1이 주인공 민사린이 결혼 직후 맞닥뜨린 ‘며느라기’(결혼한 여성이 시집 식구에게 예쁨과 칭찬을 받고 싶은 시기를 일컬음)를 보여줬다면, 시즌2는 임신·출산·육아와 이혼을 주요 ‘문제 상황’으로 등장시킬 예정이다. 수신지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시즌1과 달리, 시즌2는 유송이 작가가 극본을 쓴 창작드라마다. 2022년 1월8일 1회가 공개(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한 회씩 업로드)된 뒤 현재 2회까지 나왔는데, 열흘 만에 400만 뷰를 기록했다.

시즌2 1회에선 시어머니 생신상이 주된 소재가 됐다. 2021년에는 시어머니 생신 전날부터 시가를 찾아 생신상을 준비했던 며느리 민사린(박하선)은 이번에는 회사일 때문에 시가에 방문하지 못했고, 생신상은 남편 무구영(권율)이 직접 차렸다. 시어른들은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2회에서 민사린은 임신하고도 기뻐하지 않는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됐고, 회사에서도 중요한 일을 맡았기 때문이다. 퇴근 뒤, 임신테스트기로 임신 사실을 확인하고 망연자실한 표정의 사린과 그저 기뻐하는 모습의 구영이 대비되면서 씁쓸함을 불러일으켰다. 임신은 그저 신성하고 기쁜 일로만 여겨질 뿐 이후 여성이 짊어져야 할 육아와 경력단절에 대한 걱정은 누구도 알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며느라기>가 이 시대 여성이 느끼는 부조리를 진정성 있게 그려내는 드라마가 되길 바란다.

“노력 중이에요. 아내 민사린, 며느리 민사린이 아닌 그냥 나 민사린을 찾기 위해서. 며느라기에서 벗어나려면 누군가에게 미움받을 용기도 필요하다는 걸.” 민사린의 대사다. 이 시대 여성들이 누군가의 아내도, 며느리도 아닌 나 자신을 찾을 수 있길.

신지민 godjimin@hani.co.kr

*뉴스큐레이터는 <한겨레21>의 젊은 기자들이 이주의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뉴스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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