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프로젝트의 리더인 당신. 발표를 하루 남긴 날, 정식 평가 이전 예비 평가에서 ‘최하위’ 점수를 기록했다. 내가 만들고 지휘한 결과물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됐지만 시간은 단 24시간도 남지 않은 상황,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실수를 줄이자는 마음으로 기존에 준비한 것을 최대한 연습해 발표할 것인가?
면접 질문이 아니다. 엠넷의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에서 YGX의 리더 리정이 맞닥뜨린 실제 문제 상황이다. 리정은 빠른 시간 내에 멘털을 붙잡고 대형을 최선으로 수정해 본무대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다.
이제껏 여성 개인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은 간혹 있었다. 각종 경연 프로그램의 등장 덕분이다. 하지만 ‘여성 리더’들이 전면에 나선 적은 거의 없었다. <스우파>는 연예인의 ‘백업’으로만 여겨지던 댄서들을 전면에 내세워 이들의 퍼포먼스를 최대한 돋보이도록 한 ‘여성 댄서 서바이벌 예능’이다. 댄서들이 품은 에너지가 화면을 뚫고 나오는 ‘댄스 배틀’도 볼만했지만, 20명에서 43명까지 다인원으로 진행하는 ‘메가 크루 미션’이 시작되면서 더욱 특별한 서사가 펼쳐졌다. 각기 다른 성격을 지닌 여성 리더들의 캐릭터가 뚜렷하게 드러난 것이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중심을 잡는 절대 리더 모니카, 유연함과 위트로 늘 팀 분위기를 밝게 유지하는 초능력에 가까운 재능을 가진 리더 아이키, 명확하고 빠른 판단력으로 팀을 이끄는 똑똑한 리더 리정, 늘 팀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언니 같은 리더 효진초이, 자신이 겪는 혼란을 감추기보다는 드러내고 배워나가려 노력하는 리더 허니제이, 그리고 친구 같은 리더 가비와 리헤이까지. 언제 방송에서 이처럼 다양한 리더를 본 적이 있었던가. 여태껏 우리가 가진 여성 리더 모델은 너무나도 협소했다. 소위 ‘남성적 문화’에 길든 카리스마형 리더와 부드러운 리더십을 보여주는 ‘여성형’ 리더로 양분됐을 뿐이었다. <스우파>는 다채로운 리더상을 보여줌으로써 여성들이 지향할 수 있는 리더십의 상을 확장해준다. 이 프로그램이 댄서들의 이야기를 넘어 실제 여성들의 삶에 인사이트를 주는 이유다.
천다민 유튜브 <채널수북> 운영자
관심 분야 문화, 영화, 부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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