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경기 뒤 이뤄지는 선수 기자회견을 거부한 선수가 나왔기 때문이다. 단순히 인터뷰를 거절한 건데 왜 이게 문제가 되냐는 사람도 있겠지만, 테니스 업계에서 이런 인터뷰는 의무에 가깝다. 테니스 메이저 리그에서 인터뷰를 거절한 선수에게는 벌금을 최대 2200만원까지 부과하기도 한다.
이번에 인터뷰를 거부한 건 일본의 오사카 나오미 선수다. 오사카는 2021년 오스트레일리아오픈까지 네 차례 메이저대회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한 유망한 선수다. 2020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발표에 따르면, 여자 스포츠 선수 중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선수(연 3740만달러·약 413억원)이기도 하다. 평소 인종차별 반대 등 소신 발언을 이어온 그는 이번엔 테니스 업계를 상대로 강수를 던졌다. 자신의 정신건강을 위해 2021년 프랑스오픈 기간에 기자회견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경기의 영향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에 질문받아야 하고 경기력에 대한 질문도 있지만, 외모 평가나 불필요한 질문이 주어졌을 때 부담도 크다. 경기에 졌을 때 인터뷰에 응해야 하는 것도 힘든 부분 중 하나. 그는 실제 1라운드 승리 뒤 인터뷰하지 않아 대회 조직위에서 벌금 1600만원을 부과받았다. 조직위는 계속 인터뷰하지 않을 경우 실격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오사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잠시 휴식기를 갖고 싶다”며 프랑스오픈 2라운드 기권을 알렸다.
‘인터뷰 거부’를 두고 선수들의 의견은 갈렸다. 세계적인 남성 선수 노바크 조코비치는 ‘기자회견도 스포츠의 일부’라며 인터뷰 찬성 쪽에 손을 들었다. 업계 자체가 TV 중계료와 광고비로 돈을 버는데 인터뷰를 거절하면 수익 구조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반면 많은 여성 선수는 나오미를 지지하는 의견을 보냈다. 테니스 스타 윌리엄스 자매와 여자 테니스의 전설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빌리 진 킹은 ‘응원하고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업계 관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여자프로스테니스협회 쪽은 “우리는 시스템으로 선수의 정신건강을 살핀다”며 선수들이 대회에서 인터뷰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천다민 유튜브 <채널수북> 운영자
관심 분야 문화, 영화, 부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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