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유디티(해군특수전전단) 훈련 좀 받아야 해.” 시작은 유튜버들의 농담 반 진담 반 한마디에서였다. 행동이 굼뜨거나 느린 이들에게 ‘군대 보내야겠다’고 하는 레퍼토리와 비슷한 맥락에서 나온 말이었다. 헬스 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를 운영하는 유튜버 김계란이 게임과 먹방을 주 아이템으로 하는 유튜버 공혁준을 콕 집어 한 말은, 프로그램 하나로 커졌다. 게임 방송 스트리머와 유튜버, 래퍼 등의 방송인이 참가해 민간군사기업 ‘무사트’의 특수훈련을 받게 됐다. ‘가짜 사나이’의 시작이었다.
총 조회 수가 5600만 회를 넘겼다. 열풍이었다. 이근, 로건 등 교관들이 참가자들을 거칠게 몰아붙이는 모습은 일종의 ‘밈’이 되어 인기를 끌었다. “너 인성 문제 있어?”처럼 프로그램 참가자들에게 교관들이 했던 말은 여러 채널에서 변주되며 유행어로 자리매김했다. 2기가 재빠르게 기획됐고, 면접 과정까지 낱낱이 영상 콘텐츠로 만들어졌다. 가수, 쇼트트랙 선수, 방송인까지 모집해 규모를 키운 2기는 시작부터 화제였다. 열흘 만에 누적 조회 수 3천만 회를 기록했고, 극장판 제작이 계획됐다.
문제가 터진 것은 그때부터였다. 이근, 로건을 비롯한 교관들의 실제 ‘인성’에 대한 폭로가 나왔다. 시작은 이근 대위였다. 누리꾼 A씨가 이 대위가 2014년 200만원을 빌려가고도 갚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민사소송에서 승리한 판결문 사진도 증거로 공개했다. 여러 차례 갑론을박이 오가다 결국 이 대위는 A씨와 화해하고 돈을 갚았다며 상황을 정리하는 영상을 올렸다.
뒤이어 성추행 혐의가 불거졌다. 2017년 서울의 한 클럽에서 여성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벌금 200만원 확정판결을 받은 사실이 한 유튜버에 의해 폭로됐다.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이 대위는 여러 광고에서 밀려나고, 방송에서도 물러나야 했다. 정은주, 로건 등의 교관들이 불법 퇴폐업소에 다녔다는 폭로까지 나오자 ‘가짜 사나이’ 시즌2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며 콘텐츠 공개를 중단했다. “너 인성 문제 있어?” 참여자들의 멱살을 잡고 흔들던 유행어가 고스란히 교관들에게 되돌아간 셈이다.
천다민 유튜브 <채널수북> 운영자
관심분야 - 문화, 영화, 부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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