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진료를 기다리는 김도담.
“도담이도, 엄마와 아빠도 파이팅!” 지난 칼럼 ‘도담이 팬이 생겼어요’(제1236호)가 나간 뒤 지인과 취재원들로부터 많은 응원을 받았다(페이스북에 감사 댓글을 일일이 달지 못해 죄송합니다). 딸 도담이의 심장 판막에 작은 구멍이 생겼고, 그 구멍 때문에 혈액이 종종 역류해 당장 통증이 있는 건 아니지만 수술을 하지 않으면 성장하는 데 지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글을 읽고 ‘직장 동료의 아이가 같은 증상으로 수술을 받았는데 지금은 더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며 걱정 말라고 위로해준 취재원도 있었다. 병원과 수술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알아봐주며 “다른 병원에 크로스 체크할 필요도 있다”는 현실적인 의견을 준 친구도 있었다. 마을 약국인 ‘비 온 뒤 숲속약국’의 약사 모란(마을 별명)은 도담이 소식을 듣고 걱정돼 먼저 연락해와 “병원은 항상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보수적인 진단을 내리고, 그게 정상이다. 그러나 약 치료를 하는 동안 변화가 생길 수 있으니 큰 걱정 말라”고 따뜻하게 상담해주었다.
모두가 신경 써준 덕분에 아내와 나는 상황을 냉정하게 받아들였다. 그리 큰 수술이 아니라서 걱정은 안 되지만, 수술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도담이를 볼 때마다 그저 마음이 아플 뿐이다.
우리는 도담이의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고, 집 근처 대학병원에 알렸다. 며칠 전 도담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서 담당 의사와 면담했다. 우리는 “첫 진료 이후 어떤 상황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약 치료가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기 위한 목적이지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도 알았다. 수술을 하기 위한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고 말했다. 의사는 “수술은 필요하다. 아이가 성장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부모도 우리도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자”며 “하지만 당장 급한 게 아니니 3개월은 아이를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아이들의 몸은 성장 과정에서 예측할 수 없는 변화가 종종 일어난다. 어쨌거나 수술이라는 적극적인 해결 방식을 받아들이기로 했으니 수술을 맡을 외과와 최선의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는 소견을 말해주었다. 곧바로 수술 날짜를 정할 줄 았았는데 오히려 길게 지켜보자는 의사의 말에 안심이 되었고 든든했다.
면담 내용을 아는지 모르는지 도담이는 마냥 기분 좋다. 촌동네 성미산 마을에 콕 틀어박혀 있다가 시내 큰 병원에 나오니 많은 사람을 구경할 수 있어 함박웃음이 피었다. 병원 복도를 지나가던 간호사 선생님들이 도담이를 보고는 “어머, 어쩜 이렇게 예쁘니” 하고 관심을 가져주니 어깨춤도 덩실덩실 나왔다. 앞서 진료를 받은 언니가 맛있는 과자까지 나눠주니 병원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병원에서 나오니 어둠이 깔렸고, 집으로 가는 아내와 내 발걸음은 오랜만에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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