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담이는 뭘 먹나.”(박원순)
“도담이는 미역국에 밥 말아 먹어요.”(도담 엄마)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5월19일 우리 집에 왔다. 마을에서 ‘소행주(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 4호’라고 이르는 우리 집은 공공주택이다. 박 후보는 공공주택 2층에 입주한 공동육아 ‘도토리마을 방과후’를 둘러보고, 그곳에서 마을 사람들과 함께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다. 아내와 도담이도 이곳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이 자리에 초대받았다(나도 따라가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도담이는 박 후보와 악수할 때 난생처음 기자들이 자신을 향해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는 모습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는지 내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날 박원순 후보와 마을 주민들의 대화에서 주요 화제는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하는 데 시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내용이었다. 한 주민은 “소행주를 지을 때 전세금이 묶인 상황에서 중도금을 갚아야 해 힘들었다. 예물 다 팔고 대출을 끌어와서야 겨우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집 짓는 동안만이라도 융자해주는 프로그램이 생기면 사정이 나아질 것 같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우리 부부도 3년 전 집 지을 때 전세금이 묶인 상황에서 공사 잔금을 내야 했는데, 서울시가 지원해준 대출상품이 아니었다면 허리가 휘다 못해 부러졌을지 모른다. 정확한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서울시가 당시 우리은행과 함께 마련한 상품은 이웃과 함께 주택을 짓는 사람들에게 완공할 때까지 거주할 주택 마련을 위한 전세자금이나 공사자금 등을 2% 미만의 저리로 3~4년 융자해주는 혜택이 있었다. 금리가 낮아 이용 부담이 없었고, 갚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무척 유용했다. 주민들 얘기를 들은 박 후보는 “사회주택·공동체주택 자금 지원 방안을 시행하겠다”며 “제대로 시행하지 않는 자치구에는 특별교부금을 중단하는 등 조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후보는 당선 여부와 상관없이 6월14일부터 새 시장의 임기 시작 때까지 시간이 있으므로, 이때 이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이런 얘기를 들으며 최근 이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내와 함께 은행에 대출 상담을 받으러 갔다가 답답했던 일이 떠올랐다. 이사 갈 집을 담보로 내놓은 대가치고는 금리가 예상보다 높게 책정됐다. 왜 이렇게 높냐고 물어보니 아파트가 아니기 때문이란다. 직장이 대기업이면 금리가 좀더 낮아질 수 있단다. 아파트에 사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대기업이 아닌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 더 많지 않냐고 반문하려다 입을 닫았다.
물론 부부 합산 연소득을 기준으로 선정하는 디딤돌대출(주택 구입 자금 대출)이나 버팀목대출(전세자금 대출)이 있지만, 우리처럼 이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도 많으니 시가 주택 구입 자금 마련 대출상품을 다양하게 만들어 지원해주는 건 어떨까. 어쨌거나 이 글을 쓰는 동안 지금 사는 집은 팔렸고, 추가로 마련해야 할 잔금은 현재 은행 대출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우리는 다음달에 이사 간다.
<font color="#008ABD">글·사진</font> 김성훈 기자전화신청▶ 02-2013-1300 (월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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