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권 그리다
아이가 증강현실(AR)을 좋아한다. 아빠로서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아이를 뒤에서 안은 채, 태블릿을 일정한 각도로 들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태블릿 뒷면의 카메라가 줄곧 방 안을 잡아야 하니, 태블릿을 어디 기대놓을 수가 없다. 공간도 문제다. 방바닥이 넓고 평평해야 프로그램이 잘 돌아가는데, 좁은 우리 집에 이런 공간이 어디 있나. “아빠, 큰 집으로 이사 가자”고 조를 날이 곧 올 것 같다.
아이가 처음 만난 증강현실은 . 에릭 칼 그림책에 나오는 애벌레가 우리 집 방바닥을 기어다닌다. 깜찍하고 신기해서 아빠도 열광. 다만 인터페이스가 어렵다. 애벌레 주제에 바라는 게 많다. 먹여주고 놀아줘야 한다. 애벌레님의 상태를 헤아리기 위해서는 옛날 대전 액션 게임처럼 화면 위쪽의 게이지 바를 읽어야 하는데, 옛날 게임을 안 해본 두 살 반 아가님이 알 턱이 있나. “아냐, 지금은 먹일 때가 아니라 놀아줄 때야”라고 아빠가 끼어들었다가 훼방 놓는 걸로 오인받아 혼이 났다.
아이가 에 열광하는 것을 보고 상어가 나오는 증강현실도 받아주었다. 여러 가상 수족관 앱(애플리케이션) 중에 시동 시간이 짧은 앱을 쓴다. 상어가 우리 머리 위를 날아다니기 때문에 방바닥 정보를 읽는 일에 시간이 들지 않아 좋다. 다만 백상아리를 아이가 무서워한다. 백상아리가 다가오면 태블릿의 홈버튼을 누를 정도다. (얘, 홈버튼 기능은 언제 익혔니?) 이해는 한다. 백상아리를 유료 결제로 받았다는 사실이 약오를 뿐이다. 무섭지 않은 상어, 어디 없나? 어서 이 출시되면 좋겠다.
고양이도 있다. 아이가 피테 시리즈를 좋아해, 방바닥에서 고양이와 놀아주는 를 받았다. 무료다. 규칙이 단순해 좋다. 놀이가 몇 가지 없는 점은 아쉽다. 가상의 고양이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 아빠가 제때 밥을 못 먹는 일도 생겼다. 팔 아플 때까지 태블릿을 붙들고 있으면 때로는 벌서는 기분이다. 아이가 즐거워하니 그건 좋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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