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을 시작했다. 출판사 페이스북에서 모집한 독자들과 함께하는 모임이다. 이 모임을 시작한 건 지난해 말 참석한 몇몇 출판 관련 세미나의 영향 때문이었다. 출판 시장은 점점 안 좋아지고 앞으로 무슨 책을 내야 살아남을지 막막한 상황에서, 이 상황을 타개할 작은 힌트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쫓아다녔다.
다다른 결론은 출판사를 중심으로 저자와 독자를 아우르는 커뮤니티를 만들어내는 곳은 살아남고, 그렇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할 거라는 것. 여러 고민 지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독자’라는 말 앞에서 주저하게 됐다. 우리 출판사, 그에 앞서 편집자로서 나는 ‘어떤 독자 커뮤니티를 만들어내고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숨이 턱 막혔다. 그간 독자를 너무 피상적으로 대해온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명 한명 실재하는 독자를 직접 만나고 교감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과 동시에, 독서모임 요구가 급증한다는 소식도 듣게 됐다. 특히, ‘트레바리’라는 독서모임 기반의 커뮤니티 서비스의 성공 사례를 보고는 ‘아, 저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서모임에서 독자를 직접 만나보기로 했다. 그렇게 한 달에 한 권, 책을 읽고 만나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을 시작했다.
첫 모임에서 함께 읽은 책은 (아누 파르타넨 지음, 노태복 옮김)였다. 기자 출신 핀란드 여성이 미국 남성과 결혼해 뉴욕에서 지내며 북유럽 사회와 미국 사회를 비교해 써내려간 논픽션이다. 지난해 나온 원더박스의 책 중 시장과 독서계의 평가를 두루 좋게 받은 책이기도 해서 망설임 없이 첫 책으로 내밀 수 있었다. (이후의 책은 모여서 함께 정하기로 했다. 물론 꼭 원더박스의 책일 필요는 없다.)
두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였다. 처음 만난 사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이야기를 격의 없이 나눴다. 이제 15개월 된 아이를 키우는 나는 양육 부분에서 할 얘기가 많았다. 북유럽에선 어떤 아이든 충분한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는 아이의 기본권 차원에서 부모의 육아휴가를 보장한다는 점, 또 부모도 자신의 삶을 살아가야 하기에 국가가 양질의 양육 시스템을 마련한다는 점 등은 지금의 내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대목이었다. 이번에 자식을 대학에 보낸다는 독자는 교육제도 부분이 인상적이었다며,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대학에서 신학을 전공했다는 독자는 북유럽 전통을 떠받치는 루터교 이야기를 꺼냈다. 독자를 이끌어보겠다는 생각도 없지 않았는데, 그들에게 배우기만도 벅찼다.
가족에 경제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미국형 사회와 국가가 개인의 경제적 자립을 보장하는 북유럽형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 사회와 가족의 문제로 주제가 넘어갔다. 그리고 자연스레 다음달 책도 정해졌다. . 시장에 대한 걱정이 독자에 대한 확신으로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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