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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은 왜

인류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질문과 답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
등록 2016-07-29 18:09 수정 2020-05-03 04:28

왜 어떤 민족은 다른 민족에게 지배를 당했을까. 진화생물학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자신의 유명한 저작 에서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 석기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차근차근 실마리를 수집했다. 평생에 걸쳐 문명의 발생과 이동, 인간 사회의 성장과 위기를 탐구해온 노학자는 근작 에서 인류가 직면한 문제의 원인과 해법을 모색했다.
왜 누구는 부자고 누구는 가난해?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김영사 펴냄, 1만3천원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강주헌 옮김, 김영사 펴냄, 1만3천원

책은 이탈리아 로마 루이스대학에서 교수와 학생들에게 한 7회에 걸친 강연을 바탕으로 한다. 그동안 저자가 다뤄온 핵심 의제들이 비교적 쉬운 입말로 쓰여 있다. 미국에서는 출간되지 않았고 이탈리아, 스페인, 한국에서 먼저 출간됐다.

왜 어떤 국가는 부유하고 어떤 국가는 가난할까? 그가 첫 번째로 던진 질문은 강연 전체를 아우른다. 생리학에서 출발해 진화생물학과 생물지리학까지 학문 영역을 넓혀간 그는 어제와 오늘의 세계를 넘나들며 해답을 탐색한다.

그는 지리적 특성과 제도적 요인이 국가별 빈부 차이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잠비아나 나이지리아가 네덜란드나 이탈리아보다 가난한 이유는 무엇일까. 잠비아와 나이지리아는 석유와 천연가스, 황금 등 땅속 자원을 가졌고 네덜란드와 이탈리아는 그렇지 못하다. 심지어 네덜란드는 해수면이 땅보다 낮아 수력발전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결정적 단점이 있다. 그는 열대 지역의 낮은 농업 생산성과 열악한 공중보건 등 아프리카 국가의 지리적 약점을 근거로 든다. 풍부한 천연자원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오히려 ‘천연자원의 저주’라는 역설을 제시한다. 자원을 둘러싼 부패와 비리, 갈등이 국가의 성장을 더디게 한다는 것이다.

제도 미비의 문제와도 이어진다. 인류가 농업을 시작하면서 만들어온 사회제도는 1만 년 넘는 세월 동안 복잡하게 발달해왔다. 오랜 세월 제도의 틀이 마련된 국가는 가난하게 세계에 진입했더라도 빠른 속도로 경제성장을 이뤄냈다고 그는 주장한다. 유럽, 동아시아의 여러 국가가 그렇다.

복잡하고 다양한 이유로 어떤 국가는 다른 나라보다 부유하지만 좋은 제도와 부가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인류의 부가 초래한 기후변화와 불평등, 환경 자원 고갈 등 전세계가 직면한 위기를 지적하며 해법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류 위기의 원인과 해법을 물었을 때 노학자의 대답은 간명하다. 테러와 난민, 자원 남용, 부의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우리가 자초한 문제니까요. 삶이 너무 절박한 나머지 테러를 자행하는 이들이 사라지는 날까지 전세계의 생활 조건을 향상시키면 됩니다. 화석연료의 소비를 줄이면 됩니다. 대부분의 시민에게 최상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국가의 원칙으로 삼읍시다.”

우리가 자초한 문제이므로

인공지능 발달로 인간의 삶이 바뀔까요? “물론입니다. 인간의 삶은 지난 6만 년 동안 변해왔지만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로봇이 있어도 인간의 근본적인 걱정거리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까. 노인을 어떻게 대할까. 분쟁을 어떻게 해결할까, 건강한 삶은 어떻게 가능할까 등등.”

세세히 들여다보면 같고 멀리서 바라보면 다른 역사의 결을 설명하기 위해 그는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대답을 찾아나가자고 한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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