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소개된 조 사코의 은 아트 슈피겔만의 만큼이나 많은 사람에게 내용과 기법적인 측면에서 큰 충격을 준 작품이다. 그는 총알과 화염병이 오가는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그리기 위해 안락한 책상에 앉아 신문 기사를 검색하기보다는 주머니를 털어 지구 반대편 분쟁의 현장으로 직접 뛰어들었다. 만화라는 장르가 이렇게나 르포르타주에 적합했던가. 지면과 시간에 쫓기는 신문과 뉴스와는 다르게 난민들은 자신들의 처지를 차분히 ‘인간의 말’로 호소할 수 있었고, 작가가 하나하나 그린 얼굴에는 그 어떤 사진보다 절실함이 느껴졌다. 조 사코는 이 작품을 통해 ‘만화를 통한 언론’을 의미하는 ‘코믹 저널리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이후로도 조 사코의 의욕적인 행보는 계속됐다. 그는 팔레스타인 분쟁뿐만 아니라 를 통해 ‘유럽의 화약고’라 불리는 발칸반도 내전을 다루었고, ··국제앰네스티 같은 언론이나 단체의 요청으로 전세계 갈등 지역을 방문해 그곳의 아픔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한편 2009년에는 7년간 심혈을 기울여 만든 대작 을 발표해 만화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아이스너상을 받았다.
2014년 발표한 (씨앗을뿌리는사람 펴냄)은 조 사코가 지난 수년간 잡지·신문·책에 실었던 단편들을 모아 ‘언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신에게 묻고 정의하는 작품이다. 만화는 점 하나, 선 하나, 모두 작가에 의해 ‘창조’되기 때문에 조 사코는 기자들보다 더 가혹하게 ‘객관성’에 대해 고민해왔다. 이 작품에서 다루는 헤이그 전범 재판, 팔레스타인, 체첸, 몰타, 인도 이야기를 한 꼭지씩 따라가면 서문에서 명확히 밝히고 있는 ‘발언 기회를 얻을 기회가 거의 없는 사람들의 기자’인 조 사코의 언론관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엿볼 수 있다.
한국어판은 , SBS, , , , 의 현직 기자들이 각 챕터를 번역하고 후기를 남겼다. 이 작품을 위해 외신보도 드림팀이 결성됐다고 할까? 내려찍는 듯한 명쾌한 번역도 매력적이지만, 한국 언론의 아쉬운 현주소를 토로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제시하고 있어, 우리에게 중요한 의의가 있는 책으로 거듭 태어났다.
조 사코의 이야기는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서 끝나지만, 그는 자연스럽게 독자에게 차례를 넘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시각으로 언론을 바라보고 있는가? 언론은 기자들만의 몫인가? 언론을 복음처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 사회는 극심한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언론의 역할이 진실을 파헤치고 권력을 견제하는 데 있다면, 우리의 역할은 서슬 퍼런 시선으로 언론을 감시해 그 순수성을 지켜줘야 한다. 우리는 이를 위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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