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중역으로 일했던 린다 스톤은 어느 날 자신이 전자우편을 읽을 땐 숨을 죽이곤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스톤은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수많은 전자우편을 훑어보며 호흡이 불규칙해지고 가끔 멈추는 증상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전자우편 무호흡증’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문학동네 펴냄)의 첫 장이 흥미로운 것은 수십 년 전부터 디지털의 지배력을 확신하고 기술 발전에 기여했던 초기 멤버들이 지금 디지털이 과연 우리를 똑똑하고 행복하게 만드는가 묻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쓴 미래학자 하워드 라인골드는 1993년 ‘가상 공동체’라는 개념을 고안하고, 2002년에는 ‘참여 군중’을 예견했던 사람이다. 그는 강의를 들으면서도 계속 페이스북 댓글이나 새로 온 전자우편을 확인하는 학생들, 운전 중에도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가 집단적으로 네트워크 강박 증상을 겪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신경경제학자 폴 재크 클레어몬트대학원 교수는 트위터에 10분간 집중했을 때 옥시토신이 분비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소셜네트워크에 얽매이는 대가로 사람들은 쾌락을 자극하는 도파민뿐 아니라 애착을 형성하는 옥시토신의 보상을 받는다는 것이다.
2010년 구글의 최고경영자 에릭 슈미트는 “최근 인류가 이틀 동안 생산하는 정보의 양이 동굴벽화 시대부터 2003년까지 창출한 모든 정보보다 많은 양”이라는 주장을 통계와 함께 발표했다. 물론 ‘정보’ 중 얼마나 많은 양이 광고나 거짓 정보, 아니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반복들인지는 헤아리기 어렵다. 디지털 주의산만병과 검색하면 할수록 우리가 더 무식해지는 현상에 대해서 미국은 이미 경계경보 발령 단계다. ‘구글이 우리를 바보로 만드는가’(미국 문예잡지 )라는 질문을 던진 니콜라스 카는 “이미 개인과 사회의 집중력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독서를 통한 사고방식이 종말을 맞고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디지털 확산을 문자의 발명이나 구텐베르크 활자의 보급과 같은 맥락으로 여기는 책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만나는 사회는 물리적이지 않을진 모르지만 충분히 현실적”이라는 전제를 놓지 않는다. 미국인들의 무지를 나무라기보다는 실용 교육을 택했던 교육학자 존 듀이가 그랬듯 인간 이성이나 지식에 대한 규범적인 판단보다는 주의력을 훈련하고 제대로 된 정보를 가려내는 법을 퍼뜨리자는 주장이다. 책의 본론은 저널리즘에서 흔히 사용하는 정보가 맞는지 삼중 확인하는 법이며 그런 의미에서 책은 디지털 실용서나 자기계발서에 가깝다. 어떻든 지은이는 트렌드를 잘 읽어내는 사람이다. 집중력 관리, 소셜네트워크에 기여하기는 곧 우리에게도 중요한 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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