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를 가지고 굶은 건 오래전에 시도한 다이어트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불과 이삼 일 사이 번뇌지옥을 겪으며 인간의 삶에서 먹는 낙을 빼면 남는 게 별로 없다는 것만 뼈저리게 느끼고, tvN 에서 단식원을 탈출해 장렬히 폭식하던 영애씨(김현숙)의 마음으로 다이어트를 집어치운 뒤 식욕과의 싸움을 멈추기로 했다. 다만 얼마 전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부터 새벽 마감 때마다 위장에 투하하던 탄수화물과 MSG 폭탄의 양이 현저히 줄어든 걸 보면 식욕 혹은 식탐의 원인 상당 부분이 욕구불만과 스트레스임을 새삼 느낀다. SBS 제공
최지은 무소속 마감노동자
생식의 반전
너
간헐적 단식에 주기적 폭식으로 맞서니까 그렇지. 나도 그거 봤는데, 단식을 소개하는데 뭐 그렇게 먹음직스러운 게 많이 나오니? 화면도 뽀샤샤한 게 같은 맛집 소개 프로그램 저리 가라더라. 식당에서만 아니라 평소 집에서 차려먹는 식탁도 반찬 수가 어메이징해. 그리고 회식 자리에서 먹지도 못하는 삼겹살, 장어는 왜 자꾸 뒤집니? 그런 고문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체중 감량에 영향을 미친 거 아냐?
근데 결정적인 건 그게 아냐. 단식시킨 쥐가 몸은 작지만 건강하게 오래 산다, 여기까지는 좋아. 그런데 생식능력에 저하가 온다, 그걸 제일 끝에 말하더라고. 이건 무슨 깨알 같은 보험약관도 아니고…. 우리가 괜히 초식남, 건어물녀가 된 게 아니더라고.
이명석 저술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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