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아우인 줄 알았더니 형이었다. 겨울 농한기를 맞아 어촌으로 옮겨갔다더니, 아우들은 상대도 안 되는 형들이 나타났다. 차줌마는 요리 잘해서 데리고 갔다는 소문이 있더니 정말 척척이다. 해초가 있으면 무침을 만들고, 무가 있으면 동치미를 만들고, 누룩으로 막걸리까지 빚는다. 참바다씨는 나무 뚝뚝 두드려 의자 만들고, 운동 부족할까 산 타기에 나선다. 정말 시키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고, 그 일도 일단 구시렁거린 뒤 시작하던 이서진과는 천양지차다. 물론 일 잘한다고 재미가 뚝딱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한데 방송 한두 번에 벌써 케미스트리가 쫘악 올라간다. 아우들에게 제대로 솜씨 보여주는 형들인데, 그 둘이서 심지어 부부다. 이것도 재미나다.
는 아우인 줄 알았으나, 아무래도 혈통이 의심스럽다. 첫 시즌, 특히 초반부엔 개그맨들이 주로 나와서 진짜 실험 같은 실험을 보여주었다. 쓰레기 없이 살기, 돈 없이 살기… 일과를 수행하며 진행하는 미션이라 더욱 힘겨워 보였지만, 더 팽팽한 긴장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멤버를 싹 바꾼 뒤 시골마을로 내려가, 시즌1에 써먹었던 미션 다섯 가지를 통째로 집어넣어 ‘5無 라이프’에 들어갔다. 알콩달콩한 재미는 있다. 하지만 은지원 때문인지, 두 팀으로 나뉘어 식사 문제로 툭탁거려서인지 냄새가 꽤 난다. 시골 배경에 큰 틀의 미션만 주고 그냥 관찰만 하는 걸 보면 스럽기도 하다. 엄마 역할에 나선 봉태규, 의외로 행동파인 윤상현 등이 만들어내는 캐릭터가 재미있긴 하다. 하지만 좌충우돌 고생하며 도시인들이 잊고 지내던 여러 문제를 떠올리게 하던 시즌1의 형들이 그립다. 이명석 대중문화비평가
삼시세끼-어촌편>은 캐스팅 발표 때부터 본편을 능가하는 블록버스터급 예감이 전해져왔다. 비록 ‘아시아 프린스’ 장근석의 하차는 아무도 예감하지 못한 재난이었으나, 방송은 또 한 번 예상을 뛰어넘는다. 나영석 PD의 캐릭터 활용술이 차-유 콤비의 매력을 극한까지 뽑아낸 것이다. 누가 차승원에게서 부엌에 오자마자 식기를 재진열하고 행주까지 꼼꼼히 말리는 ‘차줌마’ 캐릭터를 기대했겠으며, 또 유해진에게서 그런 차승원을 배려해 냄비걸이와 의자까지 만들어 바치는 ‘바깥양반 포스’를 예상했겠는가. 여기에 찾을 때마다 응답 없는 만재슈퍼 사장님과 ‘산체앓이’의 주인공까지 조용한 만재도는 더없이 흥미로운 캐릭터 쇼의 전시장으로 거듭났다.
이에 반해 는 ‘형님만 한 아우 없다’는 걸 다시금 확인시킨다. 나영석 PD가 참여한 파일럿만 해도 의 초점은 ‘미션’이 아니라 ‘인간’에 있었다. 극한 미션으로 시선을 끌긴 했어도 중심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성장이었다. 그 과정에서 개그맨 출연진의 공동체적 유대도 매력적인 서사였다. 프로그램의 재미와 의미가 동시에 희미해지게 된 건 그러한 인간의 드라마보다 미션의 난이도와 화제의 출연진을 강조하면서부터다. 현재 는 그런 한계의 정점이다. 유대감을 찾을 수 없는 멤버 구성과 무려 다섯 가지 미션을 합쳐놓은 ‘5無 라이프’의 조합은 결국 방 안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기라는 퇴행적 에피소드만 남기고 말았다.김선영 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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