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부터 탐관오리보다 도적떼가 낫다는 생각은 대중의 환상을 자극했다. 그래도 이들은 불법이나 무허가의 존재이지, 보편적 도덕에 어긋나는 자들은 아니었다. 하나 20세기 들어 의 패거리들, 의 캣우먼 등 영웅과 악한을 오가는 존재가 점점 늘어났다. 이제는 과 같은 연쇄살인마에 식인귀까지 대중의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이 한국판 ‘악 잡는 악’의 패키지를 구성해서 등장했다.
과연 대한민국에서도 이런 게 가능할까? 할리우드 영화 속 마피아와 우리 동네 조직폭력배를 바라보는 우리의 감성은 같을 수 없다. 전자는 먼 나라의 판타지고 후자는 재수가 없으면 걸릴 수 있는 현실이다. 범죄 퇴치를 목적으로 온갖 폭력을 당연시하는 유의 형사에 비하자면 시위대 내 불순분자를 잡기 위해 사복 차림으로 잠복하는 형사의 탈법성은 약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절차보다 목적’이라는 논리로 인해 인권 후진국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악을 더 큰 악으로 응징하자는 욕망은 백분 공감한다. 나 역시 이 정말로 환상이 아니면 건드리지 못하는 진짜 악을 처단해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온갖 조폭 코미디 영화가 결과적으로 그들을 캐릭터화하고 미화시켰다는 대죄를 무시하지는 못하겠다. 이런 의심의 안개가 가시지 않은 지금, 중에 가장 나쁜 놈은 이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미친 개 오구탁이다. 지옥의 개들을 끌어낸 당사자이니까. 과연 그는 그 대죄를 뒤엎을 만큼 역전의 성과를 얻어낼까? 이명석 대중문화비평가
<font color="#C21A8D">법·도덕 지켰다고 꼭 윤리적일까? </font>
은 기본적으로 수사극 장르에 히어로물의 성격을 더한 작품이다. 두 장르는 오래전부터 선과 악의 이분법적 경계가 모호해진 대표적 장르다. 무법자 총잡이를 내세운 스파게티 웨스턴부터 내면의 악과 싸우는 최근의 슈퍼히어로물까지, 주인공과 악당의 차이는 점점 좁혀지고 있다. 단지 ‘나쁜 녀석’만으로는 모자라, 복수형으로 만든 은 그 경향의 최전선에 위치한다. 악질 형사, 조폭, 살인청부업자, 사이코패스 등 단독 주인공으로 활약해도 무리 없을 안티 히어로들이 감옥에서 끌려나와 아예 팀으로 뭉쳐 ‘더 나쁜 녀석들’을 응징한다는 게 이 작품의 주된 내용이다.
자연스럽게 의문이 떠오른다. 주인공들과 인간이길 포기한 자들을 구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은 뭘까. 다시 말해 ‘진짜 나쁜 녀석’은 누구일까. 답은 윤리와 도덕의 차이에 있다. 사전은 도덕을 “사회의 구성원들이 양심, 사회적 여론, 관습 따위에 비추어 스스로 마땅히 지켜야 할 행동준칙이나 규범의 총체”로 정의한다. 이에 비해 최근의 철학은 윤리를 ‘타인과의 연대’라는 공동체적 관점에서 설명한다. ‘나쁜 녀석들’은 비도덕적이나, 공동체를 수호하는 그들의 행동만은 최소한의 윤리를 갖춘 셈이다. 반대로, 법과 도덕을 잘 지켜도 근본적으로 공동체를 위하지 않는 이들은 비윤리적 존재다.
‘진짜 나쁜 녀석들’이란 그런 존재들에 해당하는 말은 아닐까. 수십 명을 죽인 연쇄살인마, 인간 장기 매매를 위한 토막살인자, 사이코패스 살인청부업자 등은 그 비윤리적 존재들의 극단적 사례일 뿐이다.김선영 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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