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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대첩 시즌2>가장 맛깔난 팀은?

<한식대첩 시즌2> 가장 맛깔난 팀은?
등록 2014-10-24 16:06 수정 2020-05-03 04:27
차별적인 맛, 일품이오

개인적 취향을 더하면 지금 최고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이다. 이건 설익은 꿈나무들의 노래자랑이 아니다. 그저 외국 생활 좀 하고, 학원 몇 년 다닌 스타일 리더들의 요리 대결도 아니다. 수천 년간 다져온 팔도 요리의 진검승부다.

시즌 1과 2, 이 모두에서 가장 궁금한 것은 경북팀이다. 물론 팔도 식도락 투어를 다녀본 사람들의 평에 따르면, 누가 나오든 전남팀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삼을 만하다. 경상도, 그것도 부산, 통영이 아닌 경북 내륙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것이다. 솔직히 이 지역의 식당에서 맵고 짠 음식에 젓가락을 찔러보다가 88고속도로를 타고 전남 해남으로 넘어가 동네 밥집에 차려진 젓갈 반찬을 보면 나라님이 된 기분이 들 것이다. 그런데 함정이 있다. 경북의 진미는 경북 사람도 잘 못 먹는다. 어르신들은 말한다. 전라도는 대갓집들도 줄줄이 가세가 기울어 식당을 차려야 했다. 하지만 TK의 본고장, 경북은 안 그래도 되었다.

시즌 1과 2의 출연진이 경북 안동과 경주의 종가 음식을 축으로 삼는 점이 그걸 잘 보여준다. 이 종가들은 자기 집안의 별미를 꼭꼭 숨겨둔 채 함부로 내놓지 않는다. 물론 다채로운 식재료나 미식의 보편성에서는 전라도팀의 우세가 예상되지만, 특이한 한식 요리라는 면에서는 경북팀의 차별성이 더 높아 보인다. 게다가 지금까지 시즌2에서 경북팀은 지옥과 천국을 오가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와 맛, 양쪽을 기대하게 하는 팀이다. 이명석 대중문화비평가


‘전남팀 고수님들! 1등 나부러~’
올리브TV 화면 갈무리

올리브TV 화면 갈무리

는 시즌1에 비해 예능적 성격이 강화된 모습이다. 새 진행자 김성주부터 분위기를 띄우는 데 일조하고, 각 지역팀 캐릭터에도 힘을 주었으며, 자막 비중이나 배경음악 사용도 늘어났다. 평범한 이들의 입맛을 대변할 ‘일품식객’이라는 이름의 연예인 게스트가 출연하기도 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예능감이 뛰어난 출연자들에게 눈이 쏠린다. 이번 시즌에는 캐릭터를 강조한 덕인지 개성이 두드러지는 도전자가 많아진 느낌인데, 유일한 남성 콤비 도전자였던 제주팀, 카리스마의 북한팀, 자신감의 전남팀 등이 초반부터 눈에 띄었다. 이 가운데 안타깝게도 제주팀과 북한팀은 일찌감치 탈락했고, 현재는 전남팀이 남았다. 전남의 떡갈비 명인 김효숙·김갑례 도전자는 떡갈비처럼 차진 입담으로 큰 웃음을 준다. 걸쭉한 사투리로 비속어도 거침없이 사용하고, 지역 일품 재료를 설명할 때의 자부심 어린 표현은 마치 남도 판소리의 한 대목을 보는 듯 유쾌하고 구성지다. 일품 재료를 먼저 맛보게 하면 결과가 좋지 않은 징크스를 발견했다며 맛보기를 간청하는 김성주를 들었다 놨다 할 때는 근엄한 심사위원들도 웃음을 참지 못할 정도다. 무엇보다, 이들의 당당한 캐릭터를 응원하는 이유는 심사위원과 도전자의 위계적 관계가 명확한 다른 서바이벌과 달리 고수로서의 자존감이 강하게 보이는 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참가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매회 이들의 말을 빌려 응원하게 된다. ‘전남팀 고수님들! 1등 나부러~.’

김선영 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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